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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당당함' 삼성의 '곤란함'…고가 논란을 대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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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뉴스 군만두] 갤럭시노트9보다 아이폰XS 맥스보다 훨씬 더 비싼데 왜…
OS 플랫폼의 있고 없고 차이…애플은 iOS로 소비자 꽉 쥔 반면 삼성전자 놓치기 쉬워

애플의 '당당함' 삼성의 '곤란함'…고가 논란을 대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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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에 마땅한 돈을 낼 소비자는 언제나 존재한다. 애플은 돈을 벌기에 충분한 고객 기반이 있다."(팀 쿡 애플 CEO)
"100만원 내로 하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1자를 안 보기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고가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지극히 상반된 태도를 보였습니다. 쿡 CEO는 당당했고 고 사장은 곤란해했죠. 심지어 애플 아이폰이 삼성전자 갤럭시보다 훨씬 비싼데도 말입니다.

각사의 최고가 모델을 비교하면 지난달 출시된 갤럭시노트9 512GB 모델은 135만3000원이고 지난 12일 공개된 아이폰Xs 맥스(Max) 512GB 모델은 200만원에 육박할 전망인데요. 60만원짜리 중가폰을 한 대 더 살 수 있는 차이입니다. 그런데도 쿡 CEO는 오히려 "아이폰은 상상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다"고 자신하더군요.

애플의 당당함과 삼성전자의 곤란함은 도대체 어디에서 왔을까요. 여러 이유 중에서도 소비자를 붙잡아 둘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존재 유무'가 그들의 확연한 태도 차이를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현재 스마트폰 생태계 즉 운영체제(OS)는 애플의 iOS(약 20%)와 구글의 안드로이드(약 80%)로 크게 나뉩니다. 스마트폰 중 아이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안드로이드폰에 해당하죠. 삼성전자 갤럭시 역시 안드로이드폰이고요. 삼성전자는 구글로부터 독립성을 갖기 위해 2012년 자체 OS '타이젠'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끝내 안드로이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죠. 지금 글로벌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타이젠의 점유율은 0% 수준이랍니다.

애플은 iOS 생태계와 앱스토어, 아이클라우드 등 서비스로 소비자를 손쉽게 묶어두고 있습니다. 마치 '땅 짚고 헤엄치듯' 말이죠. 물론 생태계의 중요성을 미리 감지한 애플의 현명함 덕분입니다. 이 생태계는 아이폰은 물론 아이패드, 맥 컴퓨터로도 이어져 있어 사용자가 안드로이드폰으로 교체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죠. 즉 아이폰 사용자는 하드웨어가 비싸더라도 소프트웨어를 위해 더 큰 가치를 지불하는 셈입니다. 일명 '자물쇠 효과'라고 볼 수 있죠.

반면 삼성전자는 안타깝게도 소비자를 붙잡을 이렇다 할 묘수가 없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페이'가 효자 노릇을 하고 있으나 해외에서는 이마저도 마땅치 않죠. 갤럭시 사용자가 아이폰으로 교체하는 것은 마찬가지로 번거롭지만 갤럭시가 아닌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꾸는 것은 참 쉽습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카메라, 디스플레이, 생체인식 등 하드웨어 차별화로 소비자를 묶어뒀는데 프리미엄폰 품질이 상향평준화된 지금 그 힘이 많이 약해졌죠.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가 더 싼 값에 비슷한 성능의 폰을 내놓으니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2013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였던 삼성전자가 불과 3년 만에 군소업체로 전락한 이유 역시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얼마 전 샤오미는 표면상 100만원짜리 갤럭시노트9의 성능과 비슷한 '포코F1'을 출시하기도 했죠.

결국 삼성전자는 가격 책정에 있어 소비자는 물론 경쟁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답니다. 갤럭시노트9 128GB를 1년 전 출시한 갤럭시노트8 64GB와 같은 가격 109만4500원에 판 것도 이런 '대략 난감한' 상황 때문입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존재 유무는 단순히 가격 책정할 때의 자신감이나 판매량에만 영향을 미치지 게 아니랍니다. 스마트폰 시장 포화로 '넥스트 스마트폰'이 필요한 이 시점에 생존 동력이 될 서비스 매출과도 직결되죠. 지난 2분기 애플의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문의 매출은 95억4800만 달러(약 10조7000억원)였는데요. 지난해 대비 31%나 늘어난 수치랍니다. 쿡 CEO는 "2020년까지 서비스 매출을 140억 달러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하기도 했죠다.

반면 삼성전자의 서비스 매출은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늦었지만 삼성전자도 이쪽으로 더 큰 힘을 실을 모양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앞으로 인공지능(AI) 생태계를 확장함과 동시에 서비스 산업의 기반도 다져나갈 겁니다.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와 빅스비, 삼성페이를 연계해 수익화도 성공할 거고요."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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