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태 신간 '서울 평양 스마트시티'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는 한반도 정세가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환기했다.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북미 간 갈등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9월에 평양에서 열기로 한 3차 남북 정상회담도 불투명하지 않느냐는 비관론까지 나왔다. 불똥은 속도를 내는 듯하던 남북 경제협력 사업으로 튀는 듯했다. 남북이 공동으로 경의선 철도의 북측 구간을 조사하려던 계획이 유엔군사령부(유엔사)에 막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밋빛 미래에 대한 희망은 잠들지 않는다. 민경태의 '서울 평양 스마트시티'는 그런 책이다.
민경태는 부제를 '도시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한반도 경제통합의 길'로 지은 이 책에서 남북 경협에 대한 새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개성공단처럼 북한의 저임금에 기댄 남북 경협 모델이 아닌 '서울-평양 스마트시티'라는 한반도 광역경제권을 꿈꾼다. 획기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교수의 저서 '호모데우스'의 한국어판 서문을 인용하면서 북한이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자율주행차가 운행되는 곳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주목한다. 나아가 최첨단 도시 네트워크로 연결된 경제 공동체를 기반으로 북한을 한반도 4차 산업혁명의 출발지로 만들자고 주장한다.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있겠으나 책 전반에 걸쳐 제안하는 구체적인 방안들은 설득력이 적지 않다.
저자의 북한에 대한 관심은 오래됐다. 연세대 건축공학과 재학 시절 졸업 작품으로 경의선 비무장지대(DMZ) 구간의 철도 복원을 가정한 프로젝트 '장단평화시 경의선 철도역사 계획, 다음 역은 개성입니다'로 제10회 대한민국건축대전에서 입선했다. 옥스퍼드대학교 MBA 과정 입학지원서에 유럽의 자본을 펀드로 조성해 북한 지역 개발 사업을 추진해보겠다고 제출하기도 했다. 2014년 출간한 '서울 평양 메가시티'는 남북한 경제협력의 공간으로 서울과 평양을 잇는 '메가수도권' 개념을 제안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북한에 산업을 육성하여 경제의 자생력을 증진시키고 고용을 창출하면 북한 주민들에게도 간접적인 복지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남북한 경제 수준의 격차를 줄여나가고, 활발한 교류를 통해 문화적 이질감도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정치적 통합은 적절한 시기에 무리 없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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