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월드컵] 상습적인 日욱일기 응원, FIFA의 엄단 필요하다

일본-세네갈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경기 도중 일본 관중이 욱일기를 흔드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일본 축구 팬들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욱일기를 꺼내 들었다. 욱일기는 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주변국을 괴롭히면서 사용했던 전범기로 제국주의를 상징한다. 일본의 침략으로 피해를 입은 나라에는 망령이나 다름 없다. 욱일기 사용이 계속 비판 받는 이유다. 특히 그라운드에서의 정치적 행동을 엄격히 금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과도 배치된다.

[사진=서경덕 인스타그램]

25일(한국시간)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 세네갈의 H조 조별리그 2차전(2-2 무)에서 일부 일본 팬들이 대형 욱일기를 흔드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일본은 이날 1-2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 투입된 혼다 게이스케가 후반 33분 동점골을 넣고 상대 코너 부근에서 세리머니를 했다. 이 장면에서 욱일기가 계속 노출됐다.

욱일기 논란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이 아니다. FIFA가 대회 개막을 앞두고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욱일기를 얼굴에 그려 넣은 팬의 사진을 게재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달 19일 이런 사진에 대해 FIFA에 항의메일을 보냈고, 논란의 사진은 공개된 지 9시간만에 한국과 벨기에 팬이 나란히 웃고 있는 사진으로 교체되기도 했다.

일본은 주요 국제스포츠 경기마다 욱일기 사용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4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수원 삼성과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경기에서도 일본 팬들이 욱일기를 흔들었고, AFC는 가와사키에 벌금 1만5000달러와 1경기 무관중 경기 징계를 내렸다.

FIFA가 보다 강력한 징계를 내려야 할 상황이다. FIFA는 2012년 런던올림픽 축구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2-0 한국 승) 당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세리머니를 한 박종우에게도 정치적 행동을 했다는 이유를 들어 A매치 2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3500스위스프랑(약 400만원) 등의 징계를 내렸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