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남 강진에서 실종된 여고생 A양(16)으로 추정된 시신이 발견됐다. 실종 8일만이다. 경찰 수사를 종합하면 유력한 용의자 B 씨(51) 범행 시각은 A 양 실종 당일인 16일 오후 2시께 이후로 추정된다. 시간대별로 살펴본 A 양과 B 씨 사이 시간대 공백은 ‘2시간 55분’이다. 전문가는 이 시간의 범위를 범행 시점으로 분석했다.
시신은 옷이 모두 벗겨진 채 얼굴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패가 진행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핏자국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시신의 키와 체격으로 볼 때 실종된 A양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지문감식 등을 토대로 정확한 신원을 확인할 방침이다.
◆ 범행 시각은 16일 오후 2시 이후?… 실종 A 양과 B 씨 행적 사이 ‘2시간 55분’ 공백
이 가운데 범행 시각은 A 양 실종 당일인 16일 오후 2시부터 용의자 B 씨 차량이 A 양 휴대전화가 끊기던 위치 인근에서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오후4시30분 사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A양은 실종 당일인 16일로부터 일주일 전 학교 앞에서 우연히 B 씨를 만나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았다. 이후 12일 아버지와 B 씨와 함께 식사를 한뒤 15일 오후 3시34분께 자신의 친구 C양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내일 아르바이트 간다. SNS 잘 보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A 양은 다음날인 16일 오후 2시 C양에게 SNS 메시지를 통해 ‘지금 식당아저씨 만나서 해남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때 B 씨 휴대전화 역시 A양이 C 양에게 메시지를 보낸 시간대와 비슷한 오후 1시50분께 강진읍내에서 꺼졌다. 이후 B 씨 차량은 오후 2시15분께 도암면 지석리 앞 도로 CCTV에 찍혔다. 또 마을주민 한 목격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께 산 중턱에서 B 씨 차량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시각 이후 A양의 휴대전화는 오후 4시30분께 도암면 지석마을 부근에서 신호가 끊겨 행적이 사라졌다. 이후 B 씨 차량이 A 양의 휴대전화가 끊긴 인근 지역인 지석리 앞 도로에서 강진 방면으로 향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시간은 오후4시55분께였다.
종합하면 A양이 친구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와 B 씨 휴대전화가 끊기는 시점과 차량이 CCTV에 포착되는 오후 2시께, 또 A 양 휴대전화 신호가 끊기는 시점과 B 씨 차량이 또 다시 발견되는 시점인 4시55분께 시간의 공백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 공백의 시간 범위는 ‘2시간 55분’이다.
전문가는 이 시간 범위를 범행 시간대로 분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만일 범행이 진행됐다면 A양 휴대전화가 끊긴 시점인 오후 4시30분 이전에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낸 오후 2시 이후 B 씨의 범행이 진행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B 씨는 이렇게 4시50분께 A 양 추정 시신이 발견된 야산 인근에서 자신의 자택 방면으로 차량을 몰아 오후 5시35분께 자택에 도착했다. 이때 B 씨는 옷가지로 보이는 물건을 소각하고 차량을 세차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이후 B 씨는 오후9시께 다시 차량을 몰고 금사리 저수지 방면으로 운행했다가 13분이 지난 9시13분께 귀가했다. 이어 A 양 어머니가 오후 11시8분께 B 씨 자택을 방문하자, 뒷문을 통해 빠져나간 뒤 다음날인 17일 오전 6시25분께 집에서 1.5㎞떨어진 강진의 철도 공사현장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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