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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ests] ‘파란’의 새 시집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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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글맹글=김병호 시인의 세 번째 신작 시집. 독특한 시집이다. 물리학 용어들이 많이 나온다.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시인은 물리학을 전공했다. 경성고공 건축과를 졸업한 시인 이상은 건축학과 기하학을 시에 끌어들였다. 시인이 물리학을 전공했다는 내력을 알면 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밍글맹글'은 물리학 용어들을 빌려 ‘시’를 구성한 것이 아니라, 물리학적 개념 자체가 ‘시’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시집이다. 해설을 쓴 장철환 평론가는 “필요한 것은 물리학자가 관측한 세상을 다시 시인이 관측한 세상으로 전변시키는 것이 아니라, 물리학자의 관측 자체를 시인의 그것이 되게 하는 것”이라고 썼다.

◆초능력 시인=김병호 시인의 혼문집(混文集). 소설이기도 하고 에세이이기도 하다. 이 책은 시인 혹은 시에 대해서보다 물리학이나 수학, 천문학에 관해 더 많이 이야기한다. 이런 식이다. “초끈 이론은 우주에 11개의 차원이 있다고 말하고 있어. 3차원까지는 우리가 느끼는 우리의 배경이고 4번째 차원도 알고는 있지. 물론 수학적인 전개이지만 우리 앞에 놓인 1들은 더 높은 차원에서 움직이는 복합체들이 우리 차원으로 드리운 그림자야. 중력처럼. 중력이 다른 힘에 비해 그렇게 약한 이유는 다른 차원의 복잡한 힘이 낮은 차원으로 드리운 그림자이기 때문이야. 차원이 낮아지면서 단순화되는 거야. 수학은 추상이지? 추상은 뭔가 상징하는 거야. 우리가 제대로 된 적분 기계를 가지고 있다면, 아, 수학에서 말하는 그 적분 맞아. 미분 반대 적분! 그래서 1을 적분 기계로 차원을 넘어 적분한다면 다른 차원에서 가진 본체를 확인할 수 있어. 너를 너로 나눈 1과 우주를 우주로 나누어 나온 1은 다르다는 거지.” 요컨대 이 책은 시인과 시를 말하되 시인과 시에 대해 말하지 않고 물리학과 수학과 천문학을 말한다. 그것들을 통해 독자를 불현듯 시의 세계로 진입케 한다. 그러나 여전히 아리송한 채로.

◆미영이=최원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문학평론가 이찬은 해설에 “태도와 방법론은 시인의 몸과 감각적 삶을 둘러싸고 있는 현재적 상황과 조건의 결핍감에서 온다. 아니, 나날의 삶에 지긋지긋하게 달라붙는 제 삶의 결핍과 무의미와 퇴폐성을 뛰어넘어 한층 더 고양된 삶의 세계로 나아가려는 간절한 초월의 욕망에서 온다. 그러나 시인은 이 욕망을 웅변조로 설파하기보다는, 도리어 제 삶의 터전을 둘러싸고 있는 너절하고 부조리한 생의 감각들을 돋을새김의 필법으로 적나라하게 소묘하는 길을 택한다. 어쩌면 시인은 저 천박하고 퇴폐적인 삶의 구렁텅이로 제 스스로를 송두리째 내던진 이후에야, 비로소 참된 자기 욕망의 벡터와 그 존재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자인지도 모른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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