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신생아 구조 자작극… “아빠는 도대체 어디에”

30일 오전 광주 북구 두암동 한 아파트 8층 복도에 버려진 여자 신생아(붉은 원)가 주민에게 구조된 뒤 긴급출동한 119구급대원의 품에 안겨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파 속 유기된 신생아를 아파트 복도에서 구조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여대생 A(26)씨가 경찰 조사 결과 친모로 밝혀졌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신생아 유기 사건을 수사하던 도중 아이를 유기한 생모는 아이를 구조했다고 거짓말한 여대생 A씨(23)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A씨는 오전 4시께 아파트 8층 복도에서 알몸상태의 갓난 여자아이를 구조했다고 거짓말을 해 자신의 형부가 경찰에 신고하게 했다. A씨는 이에 앞선 전날(29일) 전남 한 지역에 위치한 언니의 집을 방문했고, 이날 오전 3시30분께 언니와 형부 몰래 화장실에서 딸을 낳은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경찰에 “새벽에 고양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 밖으로 나왔다가 핏자국 속에 울고 있는 아이를 발견했다”며 아이가 불쌍하다는 생각에 자신이 핏자국을 닦아주고 체온이 떨어진 아이를 한참 동안 품에 안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이 현장에서 출산으로 인한 혈흔이 없는 것을 수상히 여겨 A씨를 수사하자 결국 허위신고 사실을 자백하며 “부모에게 들킬까 두렵고 혼자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어 남의 아이를 구한 것처럼 꾸며 양육을 포기하려 했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다시 양육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엄마의 처세는 분명 잘못됐으나 임신시키고 잠적한 아빠의 죄가 더 악하다”, “엄마 얼마나 무서웠을까”, “가족들이 몰랐다는 사실이 놀랍다”, “그래도 신고를 했잖아”, “불쌍해”, “양육하겠다는 말을 믿어야 하나”, “뭐가 됐든 허위신고는 잘못된 일”, “아이는 무슨 죄”,“아빠는 도대체 어디에”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