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이날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 개선에 힘입어 수출·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소비부진도 완화되고 있지만, 광공업생산이 조정을 받고 있는 등 회복세가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밝혔다.
경제전문가들은 우리 수출의 겉모습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수출을 견인해온 반도체와 선박을 제외하면 수출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은 19.5% 늘어나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를 이어갔다. 선박(208.2%)과 반도체(57.8%)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그러나 일평균 수출증가율이 지난달 19.5%였던 데 비해 선박을 제외한 일평균 수출증가율은 9.9% 늘어난 데 그쳤다. 일평균 수출이 지난 3월 이후 5개월째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선박을 제외한 수출증가율은 두자릿수에서 6월(9.8%)과 7월에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서만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 업종에서는 수출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반도체는 세계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가 이뤄지지만 다른 분야는 국내 투자 여건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기업 투자 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 기재부는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및 추가경정예산의 신속한 집행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부의 경제정책방향과 추경에는 규제개혁 등 기업 투자와 관련된 정책이 사실상 빠진 상태다.
다른 경제지표들은 최근 1~2개월 사이 경기와 관련해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고용은 건설업 고용 증가세 유지, 제조업 고용 증가 전환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 고용이 큰 폭으로 둔화되면 증가폭이 5월 전년동월 대비 37만5000명에서 30만1000명으로 감소했다. 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7~9월 전기요금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 채소류 가격 상승 등으로 2.2% 올랐다.
지난 6월 광공업 생산은 석유정제,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0.2%로 감소세로 전환했고,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 출판·영상·방송통신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0.5% 증가했다. 6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 화장품 등 비내구재가 늘어나 5월 1.1% 감소에서 1.1% 증가로 바뀌었다. 같은 달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중심으로 5.3% 많아졌고, 건설투자는 토목공사 감소 등으로 3개월 연속 줄었다. 6월 경기동행지수(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0.2포인트 하락한 반면 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0.3포인트 올랐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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