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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미래다]한 시대의 위대한 산물..리더를 보면 시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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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변천사..'건강한 리더'가 경쟁력
진시황의 천하통일·마키아벨리 '군주론' 등 시대적 배경 작용
플라톤·정약용 '혼란의 시대' 정의 실현 위한 지도자상 강조


[사람이 미래다]한 시대의 위대한 산물..리더를 보면 시대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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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역사상 처음으로 하나의 중국을 만들기 이전부터 진(秦)나라는 임금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중앙집권제 통치를 보여줬다. 당시 백성들이 토지를 사유화하고 있던 데다 철기 보급이 본격화돼 농업생산량이 비약적으로 늘면서 세수를 통해 늘린 국부는 강력한 군을 운용케 하는 원동력이 됐다.
진의 천하통일은 이밖에도 지리적으로 변방에 있던 까닭에 주변 강국에 휘둘리지 않으면서도 천연요새이자 동서무역의 요충지 역할을 했던 점, 역사적으로는 오랜 기간 전쟁과 혼란으로 지친 중화 다수의 백성들이 통일국가를 바랐던 점이 맞물린 결과였다.

진나라의 통일과정에서 영정(훗날 시황제) 개인의 역량이나 여불위ㆍ한비자의 일대기를 되짚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살펴봐야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때문이다. 리더는 새 시대를 열어젖히기도 하지만 리더 역시 한 시대의 오롯한 산물이기 때문이다. 한 시대의 욕망과 역사적 맥락, 켜켜이 쌓인 세상의 응축물이 리더를 통해 발현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뜻이다.

리더, 시대를 이끌고 시대를 반영하다


니콜로 마키아벨리가 피렌체 공화국의 메디치 가문에게 '군주론'을 바칠 당시, 이탈리아는 끊임없는 분열과 혼란의 시대였다. 중세시대 들어 베네치아와 밀라노, 피렌체 등 이탈리아 전역은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번성을 구가했다. 피렌체를 비롯한 주변국간 아슬아슬한 균형은 프랑스와 에스퍄나의 침공으로 혼란에 빠진다. 강력한 외부세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군주 개개인의 개인적인 욕망에 따라 부침을 거듭했다.
마키아벨리가 국가를 이끄는 군주의 덕목으로 신의나 자비심, 경건함과 같은 가치를 져버릴 수도 있다거나 도덕적인 규범이나 가치에 사로잡히거나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시대적 배경이 작용한 결과다. 군주론을 통해 제시하는 리더의 모습을 단순히 폭군(暴君)으로 규정할 게 아니라 아첨과 탐욕으로 점철된 권세가들에 리더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무너지는 국가를 바라보면서 훌륭한 지도력을 갖춘 리더가 강하고 안정된 국가를 만들어주길 바랐던 것이다.

서양사상의 토대를 갖춘 플라톤은 '국가'에서 철인왕(哲人王)을 내세운다. 스승 소크라테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그는 민주주의를 비판하며 한 사회에서 정의를 실천할 사람으로 철학자이자 통치자인 철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라톤의 목적은 분명하다. 소크라테스의 대화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의 맨 뒷부분은 "그리하여 이승에서도 그리고 앞서 우리가 말한 천년 동안의 여정에서도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일세"라며 끝을 맺는다. 훗날 히틀러나 스탈린과 같은 독재의 이론적 틀을 제공했다는 비평을 받고 있지만 우리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 어떤 지도자상을 그려야하는지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이 쓴 '목민심서'는 구체적인 제도나 행동강령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리더를 위한 실용서로 꼽힌다. 매관매직이 일상화돼 민중의 삶은 궁핍해질대로 궁핍해졌고 민란이 전국 곳곳에서 들끓었다. 정약용은 이 책에서 지방관리가 백성을 다스리는 데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공자 이후 조선까지 퍼진 유학이 시대를 거치면서 변질된 부분을 지적하고 봉건사회의 모순을 바로잡으려했던 정약용도 리더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높이 샀던 셈이다.

굴곡이 심했던 한국 현대사에서도 정치 지도자는 시대를 이끌어나가는 동시에 한 시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표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해외생활이 더 익숙했던 이승만은 외교에서는 누구보다 열심이었지만 내치는 재임시절에도 비판을 면치 못했다.

박정희의 결단력과 추진력은 산업화를 앞당겼지만 민주주의를 퇴보시켰다는 점에서 평가가 극명히 갈린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정의나 소통 같은 가치가 각광받은 배경 역시 전임 대통령의 과오가 명백했기 때문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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