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우 대표, 주식 매도로 43억 챙겨…이후 투자 주체 변경
유상증자 대상자·납입일 수차례 정정하며 투자 철회 숨겨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테라사이언스 의 200억원 투자 주체가 중국회사에서 국내 소재 홀딩스사로 바뀌었다. 중국 기업의 투자를 받는다고 발표한 이후 최대주주가 43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허위공시로 '먹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관이음쇠류 생산 기업인 삼원테크가 이번 투자를 계기로 문화예술 콘텐츠 제작업체로 변모한다는 보도도 지난해 11월말~12월 이어졌다. 중국의 대형 엔터테인먼트 제작ㆍ투자업체가 삼원테크를 통해 한국에 들어온다는 소식에 삼원테크는 한껏 시장의 기대감을 받았다. 종가 기준 작년 초 삼원테크 주가는 999원, 뉴스타일미디어 투자 공시 당일엔 1455원이었다. 올해 초에는 1020원, 전날 종가는 807원이다.
대주주는 뉴스타일미디어 투자 공시 후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을 때 주식을 팔아치웠다. 최대주주인 이택우 삼원테크 대표는 지난해 11월15~16일 320만주를 1350원에 장내 매도하며 43억2000만원을 챙겼다. 이 대표의 지분율은 35.13%에서 24.65%로 낮아졌다.
전환사채 또한 납입 예정일이던 이달 10일 뉴스타일미디어에서 비에스홀딩스로 대상자를 정정하고 납입일은 오는 4월14일로 변경했다.
투자 주체가 변경된 건 관련 삼원테크 관계자는 "주주들의 문의가 이어지지만 자세히 모른다"고만 답했다. 뉴스타일미디어가 한국에 법인을 세워 투자한 것인지 확실히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뉴스타일미디어 측은 "이미 삼원테크와 조건이 맞지 않아 투자를 철회한 상태"라며 "정정된 홀딩스사들은 뉴스타일미디어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중국 기업의 투자가 취소됐지만 이를 시장에 알리지 않고 지연공시로 감춰왔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투자가 공시됐더라도 자금이 실제 납입되기 전까지는 어떻게 될지 몰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원테크의 실적은 부진한 상태다. 전날 삼원테크는 4년 연속 영업손실로 내부 결산시점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관리종목지정 우려로 주식 거래를 정지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37분 삼원테크는 전날 대비 21.31%(172원)나 떨어진 635원을 기록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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