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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사업 예산 줄께, 쪽지 예산 내놔"…29조원 짜리 짜고치는 고스톱?

최종수정 2016.12.06 10:59 기사입력 2016.12.0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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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서울시, 매년 예산 처리하면서 구태 반복...일부 시의원들 주요 예산 볼모 민원성 예산 따내...전문가들 "결국 세금만 낭비, 제도적 개선 필요"

서울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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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시의회가 매년 서울시 예산을 심의하면서 주요 사업 예산을 볼모로 '쪽지 예산'을 관철시키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시 집행부와 짜고 치는 고스톱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6일 서울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매해 연말 시의회는 다음해 예산을 심의하면서 상임위원회 단계에선 시가 추진하는 주요 역점 사업의 예산을 대폭 깎았다가 예산결산위원회에서 다시 원상복귀 시켜주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서울역고가 공원화 사업 예산(상임위 50억원 삭감→예결위 172억원 원상 복구)이 대표적 사례다. 인생이모작센터, 아이서울유(IㆍSEOULㆍU), 메르스 관련 감염병관리사업지원단 운영 등의 주요 사업들도 줄줄이 삭감됐다 결국은 원안통과됐다. 자치구 조정교부금 인상, 청년활동지원비(청년수당) 등 주요 사업 관련 조례안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올해도 똑같다. 시의회는 현재 29조6000억원대의 내년 예산을 상임위에서 심의 중인데, 주요 사업만 골라 사전 검토 및 시의회와의 협의 미비, 준비 부족 등 각종 이유를 대며 대거 삭감하고 있다. 서울역고가 공원화, 마포 석유비축기지, 도농상생급식을 위한 공공급식센터 예산, 공공자전거 따릉이 사업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시ㆍ시의회 안팎에선 예전의 사례를 들며 "곧 예산은 되살아나고 조례안은 통과될 것"이라고 내다보는 이들이 많다.

이처럼 해마다 상임위 '주요 사업 예산 대거 삭감'-예결위 '부활'이라는 '예산 쇼'가 벌어지는 이유에 대해 시 안팎에서는 지역구 민원성ㆍ쪽지 예산을 둘러 싼 신경전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의회는 쪽지예산ㆍ민원을 관철시키기 위해 시 주요 예산 사업을 볼모로 삼고 있고, 시 집행부는 못 이기는 채 일부를 들어주는 식의 '짜고치는 고스톱'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시의회는 지난해 결국 시 주요 예산안을 원안 통과시켜주는 대신 지역 축제, 사찰 보수, 작은 음악회 개최, 도서관 건립 사업 등 1~2억원 단위의 지역 예산을 대거 추가했다.

시의원들은 정당한 예산 심의권 행사라는 입장이다. 한 시의원은 "무리한 설계변경이나 사전 검토ㆍ준비 부족, 여건 미비 등 예산 낭비 소지가 있어서 삭감했다가 논의 끝에 예산을 되살려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시 집행부 측은 시의원들의 꼼수라고 비판하고 있다. 시 한 관계자는 "상임위에서 중요 예산을 삭감한 것은 시의원들이 자신들이 요구한 예산을 예결위 심의 과정에서 지켜내기 위해 마련한 협상담보장치에 불과하다"며 "충분히 협의한 사업을 반대하는 시의원들은 항상 쪽지 예산이나 관련 업계의 민원 등을 들어보라는 등 뭔가가 뒤따라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시와 시의원들이 서로 주고 받는 과정에서 쓸데없는 예산 항목들이 추가돼 낭비되는 것은 결국은 시민들이 낸 세금"이라며 "매년 예산 심의때마다 반복되는 이 같은 행태들을 막기 위해 제도적인 개선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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