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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人]패션 PB 붐 주역…"옷 사러 마트 오게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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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옷'이라는 편견 깨고 세련·고급 이미지
이제는 품질·디자인으로 승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대형마트 없는 일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일주일치 반찬꺼리를, 리모컨에 넣을 건전지를, 아이에게 선물할 장난감을 우리는 대형마트에서 구매한다. 최근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가 추가됐다. 갓난아이의 배냇저고리부터 직장인들을 위한 정장, 편안한 홈웨어까지 마트에서 고를 수 있다. 진정한 원스톱 쇼핑 시대의 개막이다.
'마트 옷'이라는 편견을 깨고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대형마트 패션 브랜드 담당자들은 변화의 일선에 있다. 이들 덕에 우리는 우유 사는 길에 잠옷을, 돼지고기 사는 길에 그럴싸한 외투 한 벌을 살 수 있게 됐다.
서지훈 데이즈 남성의류 바이어

서지훈 데이즈 남성의류 바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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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훈 이마트 데이즈 남성의류 바이어
디자이너·명품 브랜드 협업
"유니클로 매출 눌렀을 때 뿌듯"


◆"정용진도 입는 옷"…서지훈 데이즈 남성의류 바이어= 이마트의 자체 패션브랜드(PL) 데이즈는 2010년 10월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인 한국형 제조ㆍ유통 일괄(SPA)브랜드다. 2009년부터 각기 다른 이름으로 운영하던 패션 PL 제품들을 데이즈로 단일화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전국 85개 매장, 연 매출 4500억원. 기성 브랜드 못지 않은 실적이다. 최근에는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종합 패션브랜드로 거듭나기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다양한 브랜드 소식을 전하며 데이즈를 지원사격했다.
가장 눈길을 끈 성과로는 이탈리아 브랜드 라르디니 오너와의 협업이다. 서지훈 데이즈 남성의류 바이어(과장)가 관련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그는 2005년 이마트 입사 후 현재까지 패션 관련 업무만 진행해 온 패션 전문가다. 초창기 이마트 자체 브랜드인 '이베이직'으로 시작해 데이즈 여성, 유아 의류를 거쳐 작년부터 남성의류를 맡고있다. 데이즈의 태동부터 함께한 그에게 지난 6년여의 변화를 물었다.

"가장 역점을 둔 것은 품질 업그레이드와 세련된 디자인 입니다. 브랜드 이미지 개선을 위해 2009년 PL에 대한 디자인 영역을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SI)에 이관해 기획, 소싱, 디자인을 맡겼어요. 유니클로 같은 SPA형 브랜드를 표방하되, 저가의 평상복이라는 편견을 없애기 위해서였습니다. 올해 9월 유명 디자이너(홍승완)나 명품브랜드(라르디니)와 협업해 컨템포러리 라인을 선보인것도 같은 맥락에서죠."

그러나 여전히 '마트 옷'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은 변화의 걸림돌이다. 서 바이어는 "대형마트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면서 "준비한 만큼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새롭게 브랜드 모델을 기용하고 로고도 바꿨다"고 강조했다.

최근엔 성과의 달콤함도 맛봤다. 하남 스타필드 오픈행사에서 경쟁 브랜드인 유니클로의 매출을 누른 것. "개인적으로 국내 SPA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그다. 서 바이어는 "데이즈 의류를 입은 사람은 바로 알아볼 수 있는데, 가끔 출퇴근 때 데이즈를 착용한 회사 임직원들을 보면 뿌듯하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가장 큰 관심사는 유통채널의 확대다. 서 바이어는 "새로운 온ㆍ오프라인 판매망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면서 "이마트를 벗어나 단독 매장을 꾸리는 등 외부 접점을 늘리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강조했다.
홍은비 TE 브랜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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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비 롯데마트 TE 브랜드 팀장
패션경력 16년 베테랑, TE 론칭
태가 나는 옷 목표…원단부터 직소싱까지 발로 뛰어


◆"입으면 태 나는 옷"…홍은비 TE 브랜드 팀장= "자라나 유니클로와 붙어서는 승산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전문 매장과 견줘도 손색없는 분야에 계속 도전할겁니다."

홍은비 롯데마트 TE 브랜드 팀장은 패션업계 경력 16년의 베테랑이다. 디자이너로 입문해 이랜드, LG패션 같은 대기업 계열 패션회사에서 잡화, 주얼리, 언더웨어 등 다양한 파트를 종횡으로 경험했다. 2014년 롯데마트에 입사해 올해 3월 자체 패션브랜드 테(TE)를 론칭시켰다. 롯데마트 자체 의류 브랜드 매출은 70%가 뛰었다. 전국 매장이 아직 12곳에 불과한 점에 비춰보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자체브랜드인만큼 시즌 아이템, 매출 기획부터 상품 샘플링, 최종 승인까지 모든 과정을 내부에서 책임진다. 시즌 상품의 경우 4개월, 스팟상품(유행에 맞춰 단기간 판매하는 제품)의 경우 2주 단위로 신제품이 쏟아진다. 자식과도 같은 신제품들의 론칭과 관리 담당자가 홍은비 팀장이다.

"처음 론칭할 때에는 그냥 무심한 듯 걸쳐도 테가 나는 옷을 만드는 게 목표였습니다. 그 '테 스러운' 감성을 잃지 않기 위해서 기본 아이템에 프리미엄 소재를 적용하는 시도를 많이 해 왔어요. 저렴한 맛에 샀다가 입어보니 너무 좋아서 계속 찾게 되는, 그런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어요."

이를 위해 그는 원단처를 확보하고 해외 직소싱에 나서는 등 직접 발로 뛴다. 최근에는 외부 트렌드를 빨리 파악해 제품에 적용하고 지속적으로 디자이너와 협업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아줌마 옷'이라는 이미지를 바꿔놨다는 성취감도 크다. 과거 유아, 40대 이상 여성이 대부분의 고객이었다면 최근엔 30~40대 고객이 전체의 65% 수준이며 10~20대 젊은 고객도 6%까지 늘었다.

요즘 고민은 직장 후배의 다이어트. 이유를 물으니 피팅모델까지 맡고있는 상품기획자(MD)의 사이즈가 바뀌면 곤란하다는 농담 반, 진담 반의 답변이 돌아온다.

"중ㆍ장년층 고객이 가장 많지만 담당 MD들은 젊은 편이어서 제품을 기획할 때 의식적으로 연령대를 조금 올려보자고 제안하곤 합니다. 원래 마른체형이던 담당 MD가 최근 살이 쪄서 100사이즈 피팅에 딱 좋아요. 살을 빼지 말라고 설득중이에요."

최근 눈길을 끌고 있는 테의 콘셉트는 '전문 매장'. 홍 팀장은 "얼마전 빅사이즈 제품들을 내놨는데, 아직 매출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재구매율이 높고 호평을 받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협업을 진행하는 한편, 보다 다양하고 전문적인 분야를 다뤄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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