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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원하는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알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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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필요한 거 있으세요? 오는 크리스마스에 받고 싶은 선물은요? 혹시 스마트폰이나 얇은 노트북은 어때요? 주면 좋고 안줘도 괜찮다구요? 아, 아쉽네요.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저한테 그게 있었는데 당신이 좋아한다는 말을 안 해서 몰랐어요. 그래서 그걸 간절히 원한다고 제일 먼저 말하는 친구에게 줘버렸네요.

그러니까 저에게는 안 쓰는 노트북과 휴대폰이 있었습니다. 이걸 중고시장에 팔아야 하나, 누구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줄까, 생각만 하다가 귀찮아서 냅두고 있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제가 후원하는 한 지역아동센터의 초등학생이 SNS에 ‘휴대폰 공기계 있으시면 저 좀 주세요’ 하고 쓴 글을 보게 되었죠. 그 아이의 현재 휴대폰은 여러개의 반창고로 너덜너덜해진 상태. 그 학생에게 집에 컴퓨터는 있냐고 묻자 없다고 하길래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함께 주었습니다. 선물을 꼭 껴안은 그 아이는 “이렇게 행복할 수도 있을까요?” 하며 함박웃음을 지었어요.
생각해 보니 세계일주를 앞두고 캠코더가 필요하다고 올린 친구에게 제 캠코더를 준 기억도 있고, 다이빙을 떠나는데 아웃도어 카메라가 필요하다는 친구에게 빌려준 적도 있네요. 더 생각해 보니 저희 회사 직원도 제가 먼저 채용공고를 내서 뽑은 적이 거의 없고 ‘기회가 된다면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하면서 먼저 이력서를 보내왔던 친구들 위주로 뽑아 왔어요. 자, 이제 이 사례들의 공통점을 아시겠어요? 무엇이 되었든 세상은 이를 적극적으로 구하는 사람에게 먼저 기회를 준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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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11년간 70개국에서 68개의 꿈에 도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만히 있는데 누군가 먼저 다가와서 제 꿈을 이뤄준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일례로 인도 영화 출연에 도전하기 위해 뭄바이에 가기 몇 주 전부터 카우치서핑 (전세계 여행자와 현지인을 연결해주는 커뮤니티) 웹사이트를 통해 영화 관련 키워드로 검색된 백여 명에게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그 중 10명 정도 답장을 보내왔고 뭄바이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이 도움을 주지 못하자 다른 사람을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했고, 또 현지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부탁을 하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소개에 소개를 거듭해 인도의 전설적인 감독 야쉬초프라 감독님 밑에서 일하는 캐스팅 감독을 소개받아 그녀를 설득한 끝에 영화에 출연할 수 있었지요.

물론 저도 처음부터 그렇게까지 적극적인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숫자가 싫어 금융회사를 그만둔 전력이 있는 저는 영국에서 로열더치쉘 입사후 적성에 안 맞는 재무팀으로 배정받고 하루하루가 괴로웠습니다. 하지만 이때는 싫다고 도망가기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마케팅 부서로 가기 위해서 회사의 온갖 네트워킹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찾아가서 만나는 사람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마케팅이 하고 싶어요” 그리고 몇달 후 마케팅 부서에서 사람을 뽑게 되자 모든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김수영이라는 친구가 마케팅하고 싶다던데요?” 여러 사람에게 이 말을 들은 담당자는 저에게 첫번째 인터뷰 기회를 주었고 저는 마케팅 부서로 옮길 수 있었거든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내가 그토록 원하는 기회나 무언가를 이 세상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데, 그들은 그것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에게 준다는 사실. 입장 바꿔서 당신에게 우연히 한 가수의 콘서트 티켓이 생겼는데 갈 수 없게 되었을 때 그 가수의 열렬한 팬인 친구에게 주겠지요? 그 가수를 좋아하지도 않는 친구에게 줘 봤자 별로 고마워하지도 않을테니까요. 그런 연유로 가장 원하는 사람이 기회를 가져갈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런데 세상은 당신에게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당신이 아무리 마음속으로 간절히 무언가를 원한다고 한들 누군가가 독심술을 부려 “네가 원하는 게 이거지? 여기 있어.짠!” 하고 가져다 주는 경우는 없어요. 즉, 당신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당신이 뭘 원하는지 아무도 모르고 아무 기회도 주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간절히 원하는 것들을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우리 선조들이 남긴 속담,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처럼 적어도 기회가 한번은 더 주어질 겁니다.

김수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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