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언론 매체들에 자주 등장하는 기사 제목이다. 그럴 만한 것이 주요 정당 대선 후보들의 비호감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ABC뉴스와 워싱턴포스트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비 호감도는 64%에 달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비호감도도 53%나 됐다.
힐러리와 트럼프가 박빙 승부를 이어간다면 11월 대선의 최종 승패는 제3후보의 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그러다 보니 존재감이 미미했던 존슨과 스타인 후보도 요즘 바빠졌다. 주요 언론 인터뷰도 늘었고 이들을 다룬 특집도 나온다.
그는 지난 달 28일 같은 방송이 마련한 타운 홀 미팅에 출연, 설욕의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번엔 "존경하는 외국의 지도자의 이름을 말해보라"는 질문에서 말문이 막혀버렸다. 한숨만 푹푹 쉬던 존슨은 결국 "(내가) 알레포의 순간(모멘트)을 다시 맞은 것 같다"며 백기를 들고 말았다. 존슨측은 이후 "단답식 질문에 잠시 망설이다가 답을 못 했을 뿐"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외교 문외한'이란 여론의 판정은 뒤바뀌진 않을 전망이다.
기존 정치권과 정치인에 대한 염증과 실망감은 비단 이번 미국 대선뿐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21세기에도 사회적 불평등은 좁혀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기존의 정치권은 이를 해결할 마땅한 해법도, 소통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참신한 제3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고 급성장할 수 있는 토양은 지구촌 어디에든 갖춰져 있다.
하지만 존슨 후보의 해프닝은 제3 후보 열풍에 대한 경각심도 던져준다. 소통이 부족한 정치만큼이나 검증 없는 후보에 대한 선택도 위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갑자기 주목받는 후보일수록 그에게 감춰진 '알레포 모멘트'는 없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