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이상한 질의에 나선 인물은 정인화 국민의당 국회의원이었다. 정 의원으로부터 사실상 국정감사 질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허락받은 사람은 유경근 4·16 세월호참사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었다.
정 의원은 질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쭈뼛쭈뼛 발언대에 선 유 위원장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분의 미수습자가 지금이라도 가족 품에 돌아올 수 있도록 정부가 적절하고 최선의 조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유 위원장은 인양방식과 관련해 애초 90여 개를 넘어선 130개에 가까운 파공이 이뤄진 점, 선체 훼손이 심각한 점, 정부 약속과 달리 선체 인양 시점이 늦어진 점, 정부의 인양방식을 이용할 경우 화물칸이 무너져 선실이 무너질 가능성 등 그동안 가족들이 하고 싶은 말과 궁금했던 질문들을 쏟아냈다.
정 의원은 추임새를 넣든 중간중간 발언하다 질문이 필요한 시점이 되면 김영석 해수부 장관에게 "답변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위원장은 이날 소통을 이야기했었다. "어떤 공정을 거치든 그 내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고 설득해서 함께 믿고 기다릴 수 있는 과정을 보장해달라고 했는데 이런 과정이 이뤄지지 않은 채 진행 과정을 통보하고,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인양을 방해하는 것처럼 비치게 했다"면서 "서로 동의할 수 있도록 노력이 아니라 실질적 대책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자식을 잃은 한 아버지와 그 가족들은 정부를 상대하면서 느끼는 절망감을 토로한 것이다. 그나마 이날은 정 의원이 사실상 자신의 발언 시간을 유 위원장에게 허락하면서 그동안과 다른 방식의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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