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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주가조작부터 가족 시세조종단까지…'역대급 작전' 살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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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코넥스 상장회사 A사의 대표이사 B씨는 코스닥시장 이전 상장을 앞두고 낮은 주가가 고민이었다. A사 주가가 낮아서 코스닥시장 신속 이전 상장 요건 중 '최근 1년 일 평균 시가총액 300억원 이상'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B씨는 A사 임원인 그의 처남과 주주인 누나, 조카와 공모해 117회의 시세 조종 주문을 내 주가를 끌어올렸다. 시가 총액 평균이 220억원 규모인 A사 주가를 끌어올려 300억원 이상으로 만들기 위한 '작전'이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7월 A씨와 그의 처남, 누나, 조카 등 4명을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A사는 가족들의 '작전'에도 불구하고 코스닥 시장 이전 상장에 실패했다.
금감원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고 판 상장법인의 경영진 12명을 올해 상반기에 검찰에 이첩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중에는 2014년 말 동부건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신청을 앞두고 차명으로 보유 중이던 이 회사 주식 수십만주를 처분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도 포함돼 있다. 김 회장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처분으로 5억1000만원의 손실을 회피한 것으로 금감원은 보고 있다. 금감원은 김 회장과 그의 차명계좌 관리인 2명을 검찰에 통보했다.

금감원이 상반기에 적발한 주요 불공정거래 사례를 공개하면서 여의도 증권가에서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고 있는 ‘역대급 작전’도 회자되고 있다.
주가 상승률만 놓고 봤을 때 역대 최고는 ‘리타워택’ 사건이다. 2000년대 초반 시가총액 100억도 안 되는 회사가 코스닥에 혜성처럼 등장해 3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불과 석달 사이에 시총 1조를 돌파했다.

하버드대 출신인 미국계 한국인이 파워텍(리타워텍 전신)을 인수한 뒤 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다른 기업을 계속 인수·합병(M&A)했다. 보일러 송풍기를 만들던 파워텍은 인터넷 지주회사 리타워텍으로 화려하게 재탄생했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2000년 1월 2만원대 초반에서 수직 상승해 5월 362만원까지 올랐다. 닷컴 버블이 꺼지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주가는 2003년 20원으로 폭락했고 결국 시장에서 퇴출했다.

하지만 법원이 2002년 8월 리타워텍의 주가조작 혐의 등에 대해 대부분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검찰과 금융감독당국은 벤처기업의 경영권을 인수해서 주가를 띄운 것이 주가 조작이라고 봤지만 법원은 주식 맞교환을 법적으로 문제 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2007년에는 다단계 피라미드 기법이라는 신종 주가조작사건이 터져 개미 투자자들이 피눈물을 흘렸다. 이 기법은 1번 투자자가 2,3번 투자자를 유치해 투자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가면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미리 정한 가격까지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처분해 배당금을 지급해 투자자들이 끊임없이 꼬여들었다.

작전이 의심스러웠지만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계좌를 활용했기 때문에 금융당국은 계좌 간 연관성을 파악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단기간에 치고 빠지는 일반적인 작전과 달리 장기 시세 조정도 가능했다. 루보 주가는 2006년 12월 2000원대에서 3개월 사이에 5만원까지 치솟았다.

이 밖에 김대중 정부 때 이용호 씨가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금괴 인양 작업을 한다는 재료로 삼애인더스 주가를 수십배 띄운 ‘보물섬 주가 조작’ 사건도 여의도 증권가에서 ‘신화’로 남은 작전이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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