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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작품 아파트에 숨기고 증여세 20억 체납

최종수정 2016.09.08 12:00 기사입력 2016.09.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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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체납 세금 8615억 징수…전년비 21.3%↑
고액체납자 재산 추적조사 전담조직 127명 배치
국세청 "고액체납자 은닉재산 끝까지 추적·환수"


고액체납자 아파트에서 압류한 백남준의 작품(자료:국세청)

고액체납자 아파트에서 압류한 백남준의 작품(자료:국세청)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사채업자 ㄱ씨는 현금과 대부서류를 은닉해 증여세 50억원을 체납하고 있었지만 가족과 함께 고급빌라에 거주하는 등 호화생활을 영위했다. 국세청은 잠복을 통해 그가 주민등록지에 거주하지 않고 아내 이름으로 된 빌라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빌라를 수색했다. 아내는 별거중이라며 수색을 거부했지만 잠복을 통해 거주사실을 확인했다고 하자 문을 열었다. 집 화장실 물통 아래 숨겨둔 수표와 현금 2200만원을 발견했으며 세탁기에 감춰둔 10억원 어치의 채권서류를 압류했다.
골프장 운영업체 대표 ㄴ씨는 서울 강남 고급 아파트 펜트하우스에 거주하면서 20억원의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아파트에 재산을 은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주거지를 수색했다. 아파트에서는 4억원대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을 포함해 사진작가 김중만의 작품과 명품 가방 등이 발견돼 전부 압류했다.

미국 시민권자 ㄷ씨는 자녀에게 토지 등을 양도했지만 해외에서 체류하면서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았다. 자녀도 이를 신탁회사에 신탁하고 분양사업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내지 않았다. 국세청은 신탁 우선수익권을 압류하고 자녀를 체납처분면탈범으로 고발할 것으로 예고해 체납액 31억원을 전액 징수했다.

국세청이 고액 체납자를 대상으로 징수활동을 강화해 상반기에 8615억원을 징수했다고 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징수액인 7104억원 보다 21.3%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 현금 징수액은 4140억원이며, 재산 압류 등으로 조세채권을 확보한 금액은 4475억원이다.

또 국세청은 체납자가 타인 명의로 숨긴 재산을 환수하기 위해 사해행위 취소소송 등 155건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며, 고의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와 이에 협조한 자 137명을 체납처분면탈범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세청은 작년 7월부터 고액체납자 재산 추적조사 전담조직 127명을 지방국세청에 배치하고 재산은닉 혐의 분석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체납세금 징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고액체납자의 재산, 소비지출 변동 내역을 확인하고, 가택 수색 등을 통해 숨겨둔 현금, 예술품을 찾아내는 등 현장 중심의 징수활동을 펼쳐왔다.

고액의 자금을 수표로 인출했던 체납자를 추적해 입원하고 있는 요양원을 찾아 입고있던 조끼주머니 안경지갑에 숨긴 수표 4억원을 발견했으며, 자녀에게 부동산을 기준시가 보다 낮은 가격으로 양도한 것으로 속인 것을 확인하고 사해행위 취소소송을 제기해 7억원을 징수하기도 했다.

연도별 체납자 재산 추적조사 결과(자료:국세청)

연도별 체납자 재산 추적조사 결과(자료:국세청)


지속적인 추적조사 결과 체납세금 징수액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2012년 7565억원이던 징수액은 2013년 1조5638억원으로 급증했으며, 2014년 1조402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가 지난해에는 1조5863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징수 실적이 작년 상반기를 웃도는 점을 감안할 때 하반기까지 강도 높은 추적조사가 이어질 경우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부동산 허위양도, 신탁계약, 현금인출 등을 통해 재산을 은닉한 혐의가 있는 체납자에 대해서는 현장수색 및 민사소송을 통해 숨긴 재산을 끝까지 추적하겠다"며 "고의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와 이에 협조한 자는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형사고발하는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세청은 올해부터 고액·상습체납자 명단 공개 대상 기준을 체납액 5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춰, 공개 대상을 확대해 연말에 국세청 홈페이지 등에 공개할 예정이다.

국세청 직원이 고액체납자가 세탁기에 숨긴 체권서류를 꺼내고 있다.(사진:국세청)

국세청 직원이 고액체납자가 세탁기에 숨긴 체권서류를 꺼내고 있다.(사진:국세청)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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