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줄이면 시장 뺏길 우려, 방법론 놓고 고민만
"감축 능사 아냐" 의견도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포스코ㆍ현대제철ㆍ동국제강이 후판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물러서지 않는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후판은 배를 만드는데 쓰이는 두꺼운 강판을 말한다. 조선 불황이 심화되면서 서둘러 구조조정을 해야하지만 이들 빅3는 각기 다른 이해관계 속에 서로 눈치만 보며 버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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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상황도 좋지 않다. 후판을 사용하는 조선업계가 수주 부진을 겪으면서 향후 2~3년간 후판 수요는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철강사들은 가동률을 조정하는 등 공급량을 조절해왔지만 조만간 임계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안팎의 지적이다. 영국 조선ㆍ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 1~7월 국내 조선사 수주실적은 86만CGT(선박 가치를 고려한 무게)로 지난해 약 650만CGT의 13%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신속하게 구조조정을 시작해야 할 상황인데도 빅3는 방법론을 놓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먼저 감축에 나설 경우 시장을 뺏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생산 감축은 인력 감축과도 맞닿아 있는 예민한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한 기업만 줄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면서 "다른 데서도 줄이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우리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늘린지 얼마 되지 않았다. 2014년 증설과 기존 설비 합리화 작업을 통해 생산능력을 150만t에서 320만t으로 확대했다. 생산능력이 가장 큰 포스코는 전체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고급강 비중을 늘리고 있다. 후판 생산 중 해양구조용, 극저온용 선박에 사용되는 고급강 비중이 25%에 달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설비를 줄인다면 일반강 중심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비감축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줄어든 자리를 해외기업이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생산능력을 줄이라고 강요하기 보단 30~40%에 달하는 수입 후판 비중을 줄이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작정 감축했다가 해외 기업에게 안방을 내주는 꼴이 될 수 있다"며 "수입을 덜하거나 반대로 남아도는 국내 물량을 수출로 돌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후판을 선박 건조가 아닌 수요 가 있는 건축용 또는 원유 수송관 등 특수용으로 전환하는 등 보다 구체적인 구조조정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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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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