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정책연구소 "한국형 저수가체계 개편해야"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우리나라에서 동네의원을 찾으면 1시간 대기하는 것은 일상이다. 이어 진료실에 들어가면 3분 이내에 진료를 받고 문을 나서야 한다. 이 같은 구조가 '한국형 저 수가체계'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이용민)가 분석한 '한국과 주요 선진국의 외래 진찰료 비교'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외래 초진 진찰료 수준은 동네의원을 기준으로 했을 때 일본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과 비교하면 25%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한국형 저(低)수가체계'가 동네의원의 역할과 기능을 축소시켜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5년 9월 16일 의료정책연구소는 보도 자료를 통해 건강보험 급여비에서 동네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2003년 45.5%에서 2014년 27.5%로 반 토막 났다고 진단했다. 반면 상급종합병원은 건강보험 급여비 수입에서 외래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21.5%에서 31.3% 급증했다. 동네의원 본연의 외래 기능이 점점 축소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의료정책연구소는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외래 진찰료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보니 의사가 제한된 시간 내에 가능한 많은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박리다매' 형태의 구조를 띠고 있다"며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의료기관의 격(格)'을 높이기 위해서는 진료시간에 따른 차등화 된 수가 보상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민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위축되고 있는 동네의원과 제 기능을 못하는 의료전달체계를 계속 방치한다면 국가 보건의료체계는 돌이킬 수 없는 큰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동네의원의 외래 진찰료 정상화 등을 통해 의료전달체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와 전문가단체가 대안을 찾아 의료현장에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