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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法 긴급인터뷰]"10만원 상한 맞추다간 1만 화훼농가 전멸할 판"

최종수정 2016.05.23 11:15 기사입력 2016.05.2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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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수입산 꽃만 쓰게 만들어

▲임영호 한국화훼협회장

▲임영호 한국화훼협회장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10만원짜리 화환을 팔면 농가에 돌아오는 돈이 2만원 밖에 안 됩니다. 6단계 정도의 화환 유통 과정에서 경매 수수료, 도·소매 수수료, 상·하차 물류비에다 택배비까지 빼고 나면 20% 정도 남을까 말까에요. 근데 10만원 상한선을 둔다면 결국 거기에 맞춰 싼 수입산 꽃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꽃도 우리나라 농산물이에요. 농산물은 망하면 하루 이틀 만에 복원되는 것이 아닙니다. 나중엔 질 안 좋은 수입산 꽃을 비싼 가격에 사게 될 겁니다."

임영호 한국화훼협회장은 지난 20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대해 "화훼업계가 전멸할 가능성이 크다"며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화환의 가격은 평균 10만~15만원대로 김영란법이 통과되면 사실상 화환이나 조화 소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김영란법 시행령에 따르면 일상적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선물과 경·조사비는 각각 5만원, 10만원으로 제한한다. 경·조사비는 부조금을 대신하는 선물로 10만원까지 주고받을 수 있지만 한도가 부조금을 합한 금액으로 화환 소비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임 회장은 "빈대 한 마리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이라며 "뇌물 받은 사람 몇몇 뇌물 못 받게 하자고 전 농민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뒤로 거래되는 음성적인 뇌물은 잡지를 못 하고 눈에 보이는 것만 놓고 변죽을 울리고 있다"며 "누가 보냈는지 자기 이름까지 직접 써서 보내는 화환이 어떻게 뇌물이 될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

화환 및 조화는 전체 화훼업계 수익의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임 회장은 설명했다. 임 회장은 "우리 농가가 망하고 나면 꽃 판매하는 소상공인들, 꽃꽂이를 전업으로 하는 사람, 또 화환을 배달하는 사람들까지 실업자가 얼마나 생길지 우려된다"며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면서 가야 하는데 공급자들을 규제로 막아 돈 벌이가 안 되게 하면 누가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안 그래도 수입 자유화로 외국 꽃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꽃들이 질이 좋아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것"이라며 "국내 수요가 줄어들게 되면 결국 농가들은 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화훼협회는 김영란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집회를 열 계획이다. 1만여 화훼 농가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임 회장은 강조했다. 임 회장은 "인건비나 다른 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없으면 결국 화훼농가만 손해를 봐야 하는 현실"이라며 "우리는 생존권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고 죽기 아니면 살기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김영란법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우리 농산물은 제외시켜야 한다"며 "농산물을 갖고 법으로 제도화시켜 뇌물의 쇠사슬로 묶는 것은 농업을 무시하는 행위로 망국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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