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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정치심판…유권자의 '절묘한 선택'

최종수정 2016.04.14 14:04 기사입력 2016.04.1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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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4.13총선에서 드러난 대한민국의 표심은 절묘했다. 일방통행을 고집한 집권여당에 매서운 회초리를 들면서도 선거에서 승리한 야당도 자만에 빠지지 못하도록 적절한 균형을 맞춰줬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으로 원내 1당을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당초 목표로 삼은 과반에 한참 못 미치는 122석으로 밀려났다. 38석을 얻은 국민의당은 원내진입에 가뿐히 성공했고, 정의당은 국민의당이 제3당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6석에 그쳤다.

지역구 의석수를 놓고 보면 새누리당은 텃밭인 영남을 비롯해 충청 및 강원, 경기도 외곽지역 등 동쪽 라인을 모두 섭렵했지만 105석에 그쳤다. 더욱이 여권의 정치적 심장으로 꼽히는 대구와 부산과 경남에서 14석을 내눴다. 노동개혁을 추진하다 울산에선 3개의 금뱃지가 무소속에게 넘어갔다. 안방으로 꼽히는 서울 강남을과 경기도 분당도 더민주가 가져갔다. 박근혜 정부의 3년 국정운영에 대한 준엄한 심판인 동시에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여당에게 엄중한 책임도 물은 것이다.

야당도 민심의 심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수도권에서 122석 가운데 82석을 석권한 더민주는 호남에서 여당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다. 더민주는 야권의 심장인 광주에서 전패했고, 전북과 전남에서 각각 1석을 얻었다. 새누리당이 확보한 의석과 같다. 수도권 유권자들이 집권여당에 대한 발발로 전략적 투표한 '어부지리'의 결과인 셈이다. 27석이 걸린 충청권의 선거 결과(11석)도 비슷한 맥락이다. 20대 국회에서 원내 1당을 차지했지만, 압승이라고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는 이날 대국민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당의 호남 참패는 인과응보"라며 "더민주의 잘못에 회초리를 들어주신 호남의 민심을 잘 받아 안겠다"며 "더욱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했다.
원내 3당을 차지한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국민의당은 지역구 25석 가운데 23석이 호남에서 나왔다. 안철수 공동대표와 김성식 최고위원 등 서울에선 2석에 그쳤다. 정당투표에서 새누리당에 이어 2위의 득표율로 원내 진입에는 성공, 목표대로 '3당 체제'를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호남에 지역기반을 둔 정당인 셈이다. 양당체제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새누리당을 심판하기 위해 총선 지역구 후보에 1번을 몰아준 뒤 대안으로 정당투표에서 국민의당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당투표 득표율은 이같은 권력견제를 위한 유권자의 전략적 선택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역구에서 참패한 새누리당은 정당투표에서 33.50%로 1위를 기록했다. 지역구에선 밀렸지만 정당 지지율은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다. 국민의당은 참패한 수도권에서 정당투표 특표율은 더민주를이 앞지르고 있다. 국민의당의 정당투표 서울 28.88%(더민주 25.93%), 인천 26.87%(더민주 25.43%), 경기도 26.96%(더민주 26.83%) 등이다.

이는 정의당의 총선 성적표가 반증한다. 정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2석, 비례대표 4석을 얻었다. 당초 정의당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얻은 정치권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20대 국회에서는 10석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선 제3세력으로 떠오른 국민의당에 밀려 7.23%에 그쳤다. 더욱이 새누리당의 노동개혁에 반발한 노동자들이 응집한 울산에선 무소속 3석 가운데 2석이 옛 통합진보당 성향의 후보가 당선장을 받았다. 진보진영에 대해서도 유권자들은 회초리를 든 것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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