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9월 경매서 유찰된 '삼도주사도분군도' 반값에 등장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조선 외교사절단인 통신사들이 에도(江戶)시대 일본을 방문해 환대받던 모습이 담긴 '조선통신사도'. 조선 수군의 훈련모습이 그려진 '삼도주사도부군도'. 조선시대 사료적 가치가 큰 그림들이 경매에 등장한다.
마이아트옥션은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이 같은 고미술품을 출품, 오는 11일 제 19회 메인경매를 개최한다. 전날인 10일까지 경매 프리뷰를 통해 작품들을 전시한다. 총 187점, 추정가는 별도 문의를 제외하면 14억원 규모다.
통신사는 1607년부터 1811년까지 총 12회에 걸쳐 도쿠가와(德川)幕府의 경사가 있을 때나 쇼군(將軍)이 바뀔 때마다 일본을 왕래한 조선의 외교사절단을 일컫는 말이다. 당시 일본인 화가들은 일본을 방문한 통신사들의 모습을 목판화 또는 필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화면에 담아냈다. 우리나라 화가들은 통신사들이 일본행 배를 타기 직전 부산까지의 행렬 모습을 주로 그려냈다. 이번 작품은 최근 한일 공동으로 조선통신사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본격적으로 등재 추진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전해지는 관련 기록물은 약 300여점으로 수량도 많지 않다.
작자미상 '삼도주사도분군도'는 출품작 중 추정가가 가장 높다. 4억5000만~8억원. 지난 2014년 9월 K옥션 경매에 나온적이 있지만 당시엔 유찰됐다. 당시보다 거의 반값에 출품된 이 작품은 세로 141.5, 가로 97cm 규모다. 병풍 형식이 아닌 드물게 하나의 화폭 족자에 '첨자진(尖字陳)' 장면을 담은 작품이다. 첨자진은 동양병법의 60여가지 진법 중 하나다. 화면 주변 네 가장자리 3.8cm 폭에는 조선 해군통수 및 지휘계통 각기지, 병제, 병원수, 장비, 군복 등을 소상히 보여준다. 상단에는 ‘삼도주사도분군도’라는 제목, 하단에는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최순우의 찬(撰)과 여초 김응현의 글씨가 수록돼 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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