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전문관 통해 아동, 슈즈, 남성, 럭셔리 한곳에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럭셔리와 실용의 조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하이엔드급 브랜드와 럭셔리한 인테리어의 고급 백화점 이미지가 강했다. 15년만에 증축·리뉴얼 된 강남점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러나 핵심 고객들의 편의를 최대한 배려한 실용적 서비스와 마켓에 초점을 맞췄고, 실제로 이를 구현해 냈다.
매장의 구성은 고객 입장에서 새롭다. 어떤 고급브랜드의 제품이라도 수선할 수 있는 구두 수선실이나 특정 브랜드의 단독 매장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유아식을 즉석에서 만들어 팔거나 아이를 맡겨놓고 쇼핑을 할 수 있는 키즈카페, 책을 읽으면서 커피를 마시는 카페 등에 많은 공간을 할애 했다는 것도 의미가 깊다. 쇼핑에만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전반적인 고객 라이프사이클 내에 깊숙히 들어왔다는 느낌이다.
신축 매장의 기본 콘셉트는 '전문관'이다. 슈즈, 홈 가전, 유아동, 고가 브랜드를 한 데 모아 논스톱 쇼핑을 가능케 하는 동시에 매장 간 벽을 없애 전체적인 통일감을 줬다. 리뉴얼 오픈 첫날, 거기에 평일 오전 시간대라 쇼핑객 보다는 직원들이 많았지만 방문객 입장에서는 동선이 편해지는 짜임새다. 매 층 마다 식음 시설이라던가 휴식공간(의자) 등이 놓여져 쉼표를 찍을 수 있다.
최근 쇼핑 시설의 대세인 매장 한 가운데 상향, 하향 에스컬레이터를 함께 설치했고 위 아래층으로 이동하면서 한 눈에 전 층을 둘러볼 수 있도록 시야를 방해하는 대부분의 것(마케팅 피켓, 브랜드 간 벽 등)을 없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브랜드 간의 벽을 없애 마치 전 층을 하나의 편집숍 처럼 꾸몄다"고 소개했다.
첨가물 없이 유기농 국산 농산물로 현장에서 바로 이유식을 만들어 포장 판매하는 이유식 매장도 국내 백화점 최초로 마련됐다. 가격은 싸지 않지만 그렇다고 비싸지도 않다. 프링글스 감자칩만한 한 통에 든 유아용 과자는 4500원 정도에 판매된다. 이유식의 경우 주문 사항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이밖에도 육아중인 엄마와 아빠를 배려하는 공간을 곳곳에 구성했다. 기저귀를 갈거나 엉덩이를 씻기고, 정수기와 전자렌지 정도가 전부였던 유아 휴게실에 이유식을 데우거나 간단한 조리도 할 수 있는 주방공간을 만들었다. 수유실도 아빠와 조부모 등 동반가족들이 모두 함께 들어갈 수 있도록 '패밀리 수유실'을 신설했다. 기존 백화점의 경우 남성(아빠)의 출입이 제한됐다.
전(全)층에 식음료(F&B) 시설이 있다는 점도 강남점 만의 특징이다. 10층 콩부인, 9층 자주 테이블 카페, 8층 앨리스카페, 7층 스타벅스, 6층 베키아에누보, 5층 페이야드, 4층 빈 브라더스X반디앤루니스 북카페, 3층 라뒤레 (8월 오픈)이 있다. 식음 시설을 지하나 최상층에 몰아넣는 기존 백화점과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이 역시 고객의 쇼핑과 휴식 동선을 고려한 구성이다.
이밖에 명품 구두도 수선할 수 있는 프리미엄 수선매장 슈블루와 루이뷔통, 구찌, 페라가모, 발렌티노 등 유명 브랜드는 기존 매장에서 소량만 취급하던 슈즈 부분을 국내 최초로 단독 매장으로 구성했다. 예상컨대, '신발 덕후'들에게는 핫 플레이스로 급부상 할만한 곳이다.
한편, 이번 증축에 따라 강남점의 영업면적은 1만6800여평(약 5만5500㎡)에서 2만6200평(약 8만6500㎡)으로 60% 가량 늘어 서울 시내 최대면적 백화점으로 등극했다. 브랜드 수 역시 기존 600개에서 1000여개까지 늘어 국내 최대 규모다. 강남점은 지난해 9월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으며, 지난해 10월 지하 1층(파미에스트리트)을 확장 오픈했다. 이번에 선보이는공간은 증축된 신관 6개층(6층~11층)이며 오는 8월에는 기존 본·신관 리뉴얼 공사를 모두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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