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5기 취업 도전기 그린 만화, 책으로 출간한 박상철 화백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100세 인생이라고 하잖아요, 청년 구직자는 물론 40~50대도 아직 늦지 않았어요. 어려운 현실여건 속에서도 자기만의 길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박 화백은 19일 "실직했을 당시에는 나락에 떨어지는 기분이었지만 결국 좋아하는 일을 쫓아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아내와 두 아들의 응원과 인내, '직(職)'이 아닌 '업'을 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지난날을 떠올렸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디자인학과 출신인 그는 조선일보 그래픽 디자인팀에서 18년간 근무했다. 이후 무가지와 출판사를 거쳐 4번째 직장이었던 메트로신문사에서 또 한 번의 실직을 겪게 된다. 그는 실직 후 달라진 일상과 가족 등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재취업을 위한 노력과 고민 등을 담담하게 만화로 그려냈고 '일러스트레이터 P씨의 실직 분투기'라는 제목으로 네이버포스트에 연재했다.
연재 시절 도서관을 오가며 하루 반나절을 만화 그리기에 전념했었다는 그는 단지 그림 그리는 게 좋았고, 그렇게 업을 따르니 기회도 다시 찾아왔다고 말했다.
"여러 번 일자리를 잃다 보니 평생 추구해야 할 업의 중요성을 알게 됐어요. 현재 머물고 있는 직장과 상관없이 자기가 지닌 기술과 능력을 갈고닦아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이지 않습니까."
이번에 발간한 '일러스트레이터 P씨의 5기(알에이치코리아 펴냄ㆍ사진)'는 그가 2014년 봄부터 9개월간 네이버에 연재한 내용을 다듬어낸 것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우수 출판콘텐츠 제작 지원'의 도움을 받아 출판됐으며 총 351페이지 가운데 30%가량은 새로운 콘텐츠로 채웠다.
현재 그는 5번째 직장에서 또 다른 이야깃거리들을 쌓아가고 있다. IT서비스업체 '아이앤비넷(주)'이 운영하는 반려동물 포털사이트 '노트펫(www.notepet.co.kr)'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는 그는 '마루야 놀자' 등 펫툰 제작ㆍ관리와 콘텐츠 기획 등 여러 방면으로 회사일에 참여하고 있다. 올 상반기엔 반려동물 관련 일러스트 서적과 메트로신문사에서 연재한 그림을 엮은 단행본도 출간할 예정이다.
박 화백은 "우리나라 반려동물 가구수가 가파르게 늘어나는 데도 관련 정보나 통계 등 기반조성은 제대로 안 돼 있다"면서 "흥미 있는 글과 그림을 통해 건강한 반려동물 문화에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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