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줘도 못산다" 2만원짜리 판매용이었던 다이어리 3만원대, 증정용은 더 비싸
-스타벅스커피코리아 2014년 전체 매출은 6170억원, 전년비 22%↑…이중 상품매출은 27% 증가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직장인 이모(38)씨는 매년 스타벅스에서 음료 17잔을 마시고 스티커를 받아 다이어리와 교환했지만 올해에는 적립 기간을 놓치는 바람에 스티커를 다 모으지 못했다. 이에 쇼핑 대행업체를 통해 별도로 구매하려고 했다가 가격을 보곤 깜짝 놀랐다. 매장에서 2만원대에 팔던 다이어리가 3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 음료 17잔을 마시면 무료로 주는 화이트 색상은 더 비싸 7만5000원에 팔렸다. 이씨는 "지금까지 모은 스티커 15장이 아까워서라도 다이어리를 꼭 갖고싶다"며 "지인들에게 스티커를 구걸이라고 해야겠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에서 음료 스티커 17개를 모으면 2016년도 다이어리를 제공하는 'E-프리퀀시' 적립행사가 지난 달 31일부로 종료되자,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해당 스티커를 웃돈주로 거래하는 등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당초 취지는 한 해 동안 스타벅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서비스 차원에서 새해 다이어리를 제공하자는 것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로열티'를 측정하는 척도가 되면서 연말연시마다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 여기에 특정 브랜드를 소유하고 있다는 '과시욕'도 한몫한다.
사고 팔 스티커마저 없는 사람들은 쇼핑 대행업체를 통해 다이어리를 구매한다. 중고거래사이트에서는 1만~2만원대에 거래되지만 일부 쇼핑몰에서는 7만원대까지 높여 파는 곳도 있다. 스타벅스가 올해 내놓은 다이어리는 총 4종. 이 중 레드와 블랙 색상은 매장에서 2만7000원이면 살 수 있지만 민트와 화이트 색상은 음료 17잔을 마신 고객들에게만 증정해 판매가 불가능하다. 특이한 점은 구매가 되지 않는 민트와 화이트 다이어리에 사람들이 더 몰린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각 매장에서는 화이트, 민트 다이어리 예약이 밀려있어 본사에 추가 주문을 넣은 상태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다'는 희소성이 이들 다이어리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38만개 정도 제작했는데 소진 속도는 전년대비 두 배 이상 빨랐다"며 "올해도 각 매장마다 화이트와 민트 색상을 중심으로 품절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어 지난해보다도 더 빨리 물량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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