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권가의 가장 큰 이슈메이커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다. 박 회장은 KB금융지주와 한국투자증권 등이 뛰어든 KDB대우증권 인수전의 승자로, 한국 최대 증권사의 오너가 됐다. 그는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간담회를 열고 미래에셋과 KDB대우증권의 합병을 통해 한국 금융산업과 자본시장의 DNA를 바꿔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도 올해 증권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펀드의 성과뿐만 아니라 독특한 경영철학으로 눈길을 끌었다. 올 한해 펀드시장에서 이른바 ‘존 리 펀드’라 불리는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코리아 펀드는 많은 양의 자금을 빨아들이며 공룡 펀드로 자리잡았다. 이 펀드는 연초 이후 1조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며 대박을 터뜨렸다. 6월에 설정된 메리츠스몰캡 펀드도 4000억원 이상이 흘러 들어가며 올해 새로 나온 국내 주식형 펀드 중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몰렸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내년 1월에는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 자산운용사와 함께 첫 해외펀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최근 그는 임직원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승진 인사 광고를 내기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파격행보로 인한 임직원과 갈등, 그룹과의 불협화음으로 연임이 불가능하게 됐다. 주진형 사장은 서비스 선택제 시행, 매도 리포트 작성, 과당매매 근절, 사내 편집국제 도입 등 크고 작은 개혁을 쏟아냈다. 그의 시도는 고객 중심 경영이라는 호평이 있었지만 동시에 임직원과 갈등을 빚으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결국 지난 9월 그룹이 주 사장 임기만료 전 차기 사장을 내정해 내년 3월까지로 예정된 임기를 채운 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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