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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름 길어진다…전국 가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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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저수율 평년 보다 3%P 낮아
가뭄 장기 우려…7월 강수량 평년보다 적을 것
배추·무·감자 생육부진 가격급등 우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11일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국내 최대의 고랭지 채소재배단지인 안반데기를 찾아 가뭄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11일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대기리 국내 최대의 고랭지 채소재배단지인 안반데기를 찾아 가뭄 피해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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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수도권에 농업,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소양강 댐 수위가 9일 현재 15.39m로 1973년 댐 준공 이후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저수위 기준이 110m인 충주 댐 수위도 115.3m에 불과해 조만간 경계단계에 달할 전망이다.
올해 강수량이 평년의 41%에 불과한 강화도는 소방차를 동원해 농업용수를 보급하고 있다. 지난 5일 강원도 평창군 월정사에서는 15년만에 기우제가 열렸다. 속초시와 속초농협과 기우제를 열어 비를 기원했다.

기록적인 최악의 가뭄에 전국이 메말라가고 있다. 이른 폭염도 기승을 부리며 목마름을 더하고 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에 모든 국민이 눈을 돌린 사이 시나브로 강 바닥이 민낯을 드러냈고 논은 거북이 등처럼 갈라졌다.

올해 가뭄은 지난해부터 상당히 오랜 기간 이어지고 있다. 경기와 인천, 강화를 중심으로 지난 2월부터 봄철 가뭄이 시작됐다. 특히 강화 지역은 지난해 강수량이 606mm로 평년 대비 45%에 불과했고, 올들어서도 2월15일 기준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이 44%에 불과해 영농기 농업용수부족이 예상됐었다.
해빙기 이후 비가 와야 할 시기인 5월에도 좀처럼 비가 오지 않았다. 1월부터 6월까지 전국 강수량은 평년 대비 14% 적은 수준이지만 5월 강수량은 44%나 줄면서 가뭄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인천, 경기북부, 강원 영동지방은 평년의 50% 미만 강수량에 그치고 있다.

비가 오지 않으면서 저수지의 물도 고갈되고 있다. 올들어 저수지의 저수율은 평년 63%에 비해 3%P 낮은 60%에 그치고 있다. 경기 지역 저수율은 41%로 평년 67%에 비해 한참 부족하며, 강원도도 49%로 평년 61%에 모자란 상황이다. 다만 전라도와 경상도는 강수량과 저수율이 평년 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가뭄 우려는 적다.

당장 비는 내리지만 가뭄은 해소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1일을 시작으로 이번 주말에도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1일 강수량은 경기 북부와 강원 영서 북부는 10에서 30mm, 그 밖의 중부 지방은 5~10mm, 남부 지방은 5mm 미만에 그쳤다.

이어 이달 하순부터 다음달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소식이 있지만 강수량이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비가 내린 지난달 30일 강수량은 가뭄이 극심한 중부지역이 5mm에 불과했으며 특히 한강수계 다목적댐이 위치한 강원도 영서지역에는 0.5mm내외로 저수량 비축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결국 가뭄 해소를 위해선 장마철까지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 기상청은 7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8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계속되는 가뭄에 제때 파종을 하지 못한 농가가 속출하고 있다. 5~6월 파종 시기가 있는 고랭지 배추와 무, 감자 농가의 피해가 심각하다. 고랭지 배추와 무는 7월까지 9단계에 걸치 파종과 정식이 이뤄지는데 이달 상순까지 고랭지 배추는 4단계 계획면적 대비 18%가 정식이 지연됐고, 무는 67%에서 파종이 늦어지고 있다. 현재 파종이 끝난 감자도 고온과 가뭄으로 시들면서 생육이 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뭄이 이어질 경우 이달 중순 이후 정식·파종되는 5~6단계 고랭지 배추·무 생산도 차질이 우려되며, 감자 생산량도 줄어들 전망이다.

벌써부터 무와 배추의 가격 급등이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월 상순 기준으로 배추 10kg 도매가격은 7168원으로 평년대비 113% 증가했으며, 무는 18kg이 1만3721원으로 평년대비 17% 비싸다. 감자도 10kg이 평년대비 49% 오른 3만3000원에 도매 거래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도 가뭄이 장기간 이어지면 발육부진 등으로 출하량이 줄어 도매가격은 더욱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가뭄이 이달 중순 이후까지 이어진다는 예보를 감안하면 고랭지 채소의 도매가격은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며 "다만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영향에 따른 소비감소로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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