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정치권 인사들의 거짓 해명 논란이 연일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23일 한겨레는 2006년 9월 한나라당 전 대표 자격으로 독일과 벨기에를 방문했던 박근혜 대통령 일행의 방문 비용이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다르다고 보도했다. 김 전 실장은 당시 박 대통령을 수행한 인물 중 한 명이다.
박 대통령 일행을 초청했던 독일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은 지난 21일 이메일을 통해 "당시 박 대통령 일행에 대해 한국~유럽 구간 항공료는 지원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 전 회장은 사망 직전 경향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2006년 김기춘 실장에게 방문 경비 명목으로 10만달러를 건넸다"고 폭로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비서실장은 "당시 모든 방문 비용은 아데나워 재단이 댔고, 내가 항공료나 체재비를 내지 않았다. 10만달러나 되는 거액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 김 전 실장은 "출국에 앞서 내 돈으로 5000유로를 환전한 영수증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데나워 재단이 당시 항공 비용을 지원한 사실이 없다고 밝힘에 따라,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섰던 김 전 비서실장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2006년 기준 서울~유럽 왕복항공료는 이코노미석 기준 약 300만원선이고 프레스티지석은 550만원가량이다. 국회의원은 이코노미석을 구입해도 프레스티지석 좌석 승급이 가능하다.
아데나워 재단은 당시 체재비 비용 지원대상으로 박 대통령과 김 전 실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심재엽 전 의원, 그리고 당시 박 대통령의 의원실 비서관이었던 정호성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 5명의 명단을 제시했다. 당시 이정현 공보특보(현 새누리당 의원)도 박 대통령의 전 일정을 수행했지만, 아데나워 재단의 지원 대상에는 들어있지 않았다.
김 전 실장은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성완종 파문이 확산될 당시 '비서실장 재임 중 성 전 회장을 만난 적 없다'고 말했다가 이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기억을 되살려 보니 2013년 11월 5일 성 전 회장을 비롯해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 등 충청도 의원 5명과 저녁을 먹었다"고 말을 바꿨다.
김 전 실장은 아데나워 재단 측의 방문비용 관련 회신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