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재계 1위 삼성그룹이 임원용 법인차량으로 최근 출시된 현대차 아슬란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임원인사를 끝낸 삼성과 SKㆍLG그룹은 임원에게 지급할 차량 가운데 아슬란을 따로 포함시키지 않았다. 이들 회사는 기존과 같은 목록에서 각 임원이 차량을 택할 수 있게 했다.
아슬란은 현대차가 신규 임원 승진자 등 법인수요를 겨냥해 지난 10월 말 출시한 대형 세단이다. 이들 대기업이 아슬란을 임원용 차량 리스트에 올리지 않은 건 기존에 주로 구입하던 차량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포지셔닝이 애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기업 임원이 타는 차라는 입소문은 그 자체로 나쁘지 않은 후광효과다. 신차의 경우 직간접적인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경우 신임 상무급 임원에게 배기량 3000㏄ 이하, 전무급은 3500㏄ 이하 차종 가운데 택할 수 있다.
상무급은 주로 그랜저를 택하는 비중이 높고 기아차 K7, 르노삼성 SM7 등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전무급은 제네시스를 타는 사람이 많다. 은행 등 금융권은 본부장급 임원부터 차를 지급받는다. LG그룹은 계열사 LG화학의 배터리를 쓰는 그랜저ㆍK7 하이브리드를 임원용 차로 쓴다.
현대차에 따르면 아슬란은 출시 후 지난달 말까지 1559대가 팔렸다. 회사 측은 생산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이후 매달 6000대 정도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법인수요는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2일 기준 누적계약대수는 4100여대로 출시 당시에 비해 더뎌졌지만 회사 측은 앞으로 주요 기업 임원 인사가 발표되면서 판매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산공장 주력차종인 그랜저 판매가 꾸준하고 쏘나타 역시 하이브리드가 추가돼 생산측면에서 불리한 여건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임원 교체수요가 이번 달 말에 대량으로 들어오고 다음 달 중순까지 물량을 최대한 공급하면 시장에 더 많은 차가 풀리고 노출효과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