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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투자받아 6개월 몰두한 게임 개발…"원점에서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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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원석 두바퀴소프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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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현의 벤처, 운명의 그 순간]⑦권원석 두바퀴소프트 대표, 첨부터 다시!…그리고 성공했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6개월 동안 개발해온 게임을 통째로 갈아 엎어야 할지도 모른다'
올해 2월 강남구 역삼동 넥슨파트너즈센터(NPC) 사무실 한켠에서 권원석 두바퀴소프트 대표(42)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모바일게임의 흐름이 점수를 획득해 순위 경쟁을 하는 랭킹 기반에서 각각의 미션을 수행하는 스테이지 기반으로 바뀌면서 당시 개발 중이던 '몬스터도어즈'도 수정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결국 무(無)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권대표는 스테이지 기반으로 게임 전체를 뜯어고쳤다.

"당시엔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작년 9월 우리에게 5억원을 투자한 케이큐브벤처스에 가장 미안했죠. 그동안 들인 시간과 비용이 무용지물이 되는거잖아요." 투자계약 체결 당시 케이큐브벤처스가 '왜 잘 해오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를 만들지 않고 새로운 장르를 만드려 하느냐'는 질문에도 "우린 이런 장르도 얼마든지 잘해요"라고 큰소리 쳤던 권 대표였다.

두바퀴소프트는 위메이드가 E3, G스타에 공개해 극찬을 받았던 모바일 3D MMORPG '드래곤미스트'와 모바일 슈팅 게임인 '에어헌터'를 성공시켰던 팀이 지난해 7월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권 대표는 자신이 위메이드 게임개발 실장으로 재직할 당시 동고동락했던 동료를 하나 둘 설득했고 결국 9명이 의기투합했다. 권 대표는 "다들 가족도 있고 대기업에 머무는 게 나은 상황이었지만 믿고 따라줘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팀원의 나이대는 43세부터 26세까지 다양하다.
사업 초기, 열정이 너무 앞선 탓일까. 기존에 잘 해오던 롤플레잉게임(RPG)이 아닌 전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싶었다. 투자자나 주변 지인의 조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슈팅(공격)과 디펜스(방어)가 조합된 생소한 장르의 '몬스터도어즈'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작업에만 몰두하다보니 당시 급변하고 있는 모바일게임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 캐주얼도 코어도 아닌 어정쩡한 장르의 게임이 탄생한 것이다.

"그야말로 '멘붕'이었죠. 당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던 게임에 비해 몬스터도어즈는 약간 조잡한 느낌이 있었어요. 부랴부랴 카카오톡 관계자에게 조언을 구하니 '이런 게임은 차라리 카카오톡 기반이 아닌 유료게임으로 내는 게 낫다'는 소리를 듣기까지 했죠." 권 대표는 그길로 사무실로 돌아가 팀원들에게 말했다. "미안한데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

올 3월 봄을 즐길 여유조차 없이 두바퀴소프트 팀원들은 몬스터도어즈를 다시 수술대에 올렸다. 권 대표는 "당시 개발자가 아닌 경영자의 입장에서 한 순간의 판단실수가 얼마나 큰 리스크를 초래하는지 알게 됐다"며 "불평할 만도 한데 군소리 없이 따라준 동료들이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몬스터도어즈는 6개월의 추가 제작기간을 거치며 인공지능, 보스시스템, 캐릭터별 조작 등을 제외하고 모든 게임 시스템이 바뀌었다. 치열한 경쟁 탓에 출시 후 생각만큼의 성적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 독창성과 완성도를 인정받아 지난달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스타트업 게임상을 차지하는 동시에 중국 '아워팜'과 중국 퍼블리싱 계약도 체결했다.

"스타트업 게임상을 수상하게 됐다는 전화를 받고 수화기를 끄자마자 5분도 채 안돼 아워팜으로부터 계약하자는 연락이 왔어요."

권 대표는 모바일게임 경쟁이 치열해 사업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좋은 소식이 연달아 생기자 마음을 다잡게 됐다. 최근엔 아워팜이 중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홍콩 등 동남아 시장에 대한 판권까지 얘기하고 있어 바쁜 일정에도 불구, 권 대표의 표정은 밝았다.

두바퀴소프트는 현재 자신들의 주특기인 MMORPG를 개발중에 있다. 권 대표는 "요즘같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는 어중간하게 만들면 안되기 때문에 긴 호흡을 가져갈 예정"이라며 "퍼블리셔와 투자를 충분히 잡아서 판을 키워볼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우리의 진짜 실력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우리의 독창성이 인정받을 것이라고 믿어요."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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