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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 먹는 하마, 인도의 에너지 확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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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베트남 분쟁 남중국해도 탐사하는 등 세계에 1800억달러 붓는다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중국과 베트남이 영유권을 다투는 남중국해에서 인도가 에너지 자원 개발을 확대한다. 남중국해는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원유를 시추해 베트남과 마찰을 빚고 있는 곳이다. 이 해역에서 인도가 중국과의 갈등을 일으킬 게 분명한 남중국해 자원 개발을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28일 뉴델리에서 응웬 떤 중 베트남 총리와 정삼회담을 하고 남중국해에서 베트남이 설정한 새로운 광구에서 인도가 원유ㆍ천연가스를 탐사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인도 국영 에너지업체 석유천연가스공사(ONGC)는 베트남 국영 페트로 베트남과 원유ㆍ가스 탐사를 위한 계약서에 서명했다. 인도는 이미 베트남이 설정한 광구 3곳에서 자원 탐사를 하고 있다. 신규 탐사 조건을 공개되지 않았다.

인도의 이런 행보는 지난해 수립한 ‘전망 2030’ 전략에 따른 것이며, 인도가 절박하게 에너지 확보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는 경제 성장에 따라 2020년이면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이 된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다본다. 자국내 산유량이 제한적이어서 인도는 증가하는 수요의 거의 전부를 수입해야 한다.
인도 국영 에너지 회사 ONGC의 베트남 해상에서 가동하는 시추 설비. 사진=블룸버그

인도 국영 에너지 회사 ONGC의 베트남 해상에서 가동하는 시추 설비.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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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량 7배 목표= ONGC는 전망 2030에 따라 지난해 중반 이후 약 70억달러를 들여 모잠비크와 브라질 등 해외 에너지자원을 확보했다.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는 ONGC가 해외 에너지자원 생산을 2030년까지 7배로 늘리기 위해 1800억달러를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ONGC가 글로벌 광구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디네쉬 사라프 ONGC 회장은 FT 인터뷰에서 지난해 850만t이었던 국제 원유ㆍ가스 생산량을 2030년까지 6000만t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사라프 회장은 "우리에게 필요한 투자는 엄청난 규모"라며 "목표가 너무 높아 지구 어느 지역을 선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에너지자원이 있는 곳이라면 세계 전역에 투자하겠다는 말이다.

ONGC는 러시아 국영 석유업체 로스네프트가 시베리아 동부의 방코르와 유루브체노-토홈스크 유전에 투자해달라는 제안을 받고 고려 중이라고 그는 밝혔다. ONGC는 또 구 소련의 다른 지역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사라프 회장은 아프리카에서는 특히 앙골라와 나이지리아에 관심이 있다며 라틴 아메리카와 미국, 캐나다도 투자 대상 지역으로 꼽았다.

사라프 회장은 중국 에너지 대기업은 부풀려진 값에 글로벌 자산을 샀다고 시사하며 ONGC는 그런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더 성공적일지, 중국이 더 성공적일지는 인식의 문제"라며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다는 측면에서 성공을 정의한다면 우리가 더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제시세ㆍ정책 유리= 미국 셰일가스ㆍ오일 공급 증가와 세계경제 둔화 예상에 따라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사라프 회장은 국제유가 하락이 해외 에너지자원을 확보하기에 유리한 여건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가 내리면 몇몇 새로운 거래가 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가 오름세일 때는 광구를 보유한 측에서 계약을 느긋하게 체결하려고 하지만 지금처럼 내림세이면 계약 체결 시기를 서두른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지난 5월 출범한 모디 정부도 ONGC의 해외 에너지자원 개발을 제도적으로 돕고 있다. 모디 정부는 최근 경유 가격이 시장에서 결정되도록 자유화했다. 이전까지 인도에서 경유 가격은 정부가 고시했다. 인도 정부는 자유화 초기에는 가격 급등락을 막기 위해 경유 가격을 국제시세에 고정하면서 변동시키는 방식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인도는 휘발유 가격 통제는 앞서 2010년에 폐지했다.

연료 가격이 통제되면 해외 에너지자원 개발이 제약을 받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개발비용과 국제시세는 상승했는데 인도 국내 가격이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는 경우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ONGC는 1948년에 설립됐다. 시가총액이 약 570억달러로 인도에서 가장 크다. 세계 16개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33개국에 걸쳐 150억달러로 평가되는 화석연료 자산을 확보했다. 지난 3월 결산한 회계연도에 매출 1조7390억루피(약 29조9880억원)와 순이익 2651억루피를 기록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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