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입주민과 갈등을 빚던 아파트 경비원이 분신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0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9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유명 아파트 단지에서 근무하던 경비원 A(53)씨가 언쟁 끝에 한 입주민의 차량 안에서 시너(thinner)를 뿌리고 분신 기도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A씨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A씨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A씨가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배경에는 경비노동자들이 겪어야 하는 감정노동이 있었다. 입주민들의 안전은 물론 불편사항까지 해결해야 하는 아파트 경비업무의 특성상, 사소한 지적ㆍ다툼이 이어지다가 이같은 사고가 터져버린 것이다. 실제 A씨 역시 한 입주자와 사소한 문제로 인격 모독을 느낀 후 억울한 마음에 다른 입주자의 차량 안에서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한 노동조합 관계자는 "일부 입주민 중 경비근로자를 마치 자신의 종처럼 대하는 태도들 보이는 분들이 있다"며 "경비노동자들에게 '왜 자리를 비우고 있느냐', '물건을 빨리 치워라' 등 사소한 지적이 하루이틀에 그치지 않으면서 노동자들이 해당 동에는 근무하려고 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내년부터 경비노동자들도 최저임금의 100%를 지급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하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올해 말까지 근로계약서를 다시 쓰게 하거나 관리업체를 변경하는 식으로 해고를 단행하는 등 '꼼수'가 횡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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