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가솔린과 디젤 엔진을 모두 갖춘 국산 승용차 가운데 지난 한달간 비슷한 급의 판매량을 비교한 결과, 디젤엔진의 비중은 47.7%(1만5181대)로 가솔린(1만6632대, 52.3%)과 엇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국내 승용차 제작사가 국내에 출시한 차량 가운데 가솔린과 디젤 엔진을 모두 갖춘 차종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각 사 준중형세단의 경우 디젤엔진이 같이 판매중이지만 가솔린 모델의 판매가 월등히 많았다. 아반떼 1.6ℓ급 가솔린모델은 지난 한달간 6214대가 팔려 디젤모델 판매량(895대)을 7배 가까이 앞질렀다. K3나 크루즈 역시 가솔린이 동급 디젤모델에 비해 3~5배 많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현대차 i30와 그랜저, 기아차 프라이드와 쏘울, 한국GM 말리부나 르노삼성의 SM5도 가솔린 판매량이 다소간 많았다.
디젤모델이 더 많이 팔린 차도 상당수였다. 투싼ㆍ스포티지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비롯해 현대차 중형차 i40는 디젤엔진을 얹은 차가 더 잘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솔린 SUV는 한달에 100대도 채 팔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랜저 디젤은 지난 한달에만 1709대가 팔려 가솔린(2.4모델 2724대)과 그리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았다. 그랜저는 새로 추가된 디젤모델의 선전에 힘입어 단일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차로 집계됐다.
여기에 르노삼성 SM5 디젤도 677대가 팔려 SM5 전체 라인업 판매량 가운데 4분의 1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는 기존 2.0ℓ급 가솔린엔진과 배기량이 다소 작은 터보차저엔진, LPG엔진을 쓰는 모델이 같이 출시되고 있다.
국산 디젤세단 판매가 늘고 있는 건 수입차를 중심으로 디젤세단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넓힌 데 따른 현상으로 풀이된다. 과거 소음ㆍ진동이 심하고 오염물질 배출의 주범으로 꼽혔지만, 최근 기술개발에 힘입어 승차감이 뒤처지지 않는 데다 경제적인 면에서 훨씬 뛰어난 차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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