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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선 탄 유럽경제 자멸로 가고 있다

최종수정 2014.08.22 13:30 기사입력 2014.08.2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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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부양책, 단기처방에 불과…장기불황 피하기 어려울 듯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유럽중앙은행(ECB)이 초유의 마이너스 예금금리 도입 등 경기부양책을 내놨지만 유럽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2·4분기 성장률이 제자리걸음을 한 데다 맏형격인 독일 경제마저 휘청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ECB가 곧 미국식 양적완화와 같은 더 강력한 부양 보따리를 풀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일각에는 ECB의 정책변화가 유럽이 디플레 우려에서 탈출할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천 인터넷판은 ECB의 경기부양책이 환자의 열을 잠깐 떨어뜨리는 것과 같은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고 최근 분석했다.

포천은 병든 유럽이 성장세를 회복하려면 민간 투자 확대 등 체질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이 일본식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포천은 일본이 25년 동안 저성장에 허덕인 것은 통화정책 완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오판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일본의 장기 국채금리가 제로 수준에 근접하고 디플레 근심이 커지자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국채 매입, 본원통화 공급 등 돈 풀기 정책을 잇따라 내놨다.

그러나 일본 경제는 올해 2분기 연율 기준 6.8% 위축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내놨다. 소비세 인상이라는 변수를 제해도 일본 경제의 위축 속도는 매우 빠르다.

유럽의 상황도 비슷하다. 독일·프랑스 등 유럽 핵심국들의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독일 국채 금리가 사상 처음 1%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스페인·이탈리아 같은 주변국 국채도 줄줄이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일본식 저성장·저물가 시나리오가 유럽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성장률보다 더 큰 문제는 급감하는 민간 투자다. 유로존의 민간 투자는 올해 2분기 1.1% 줄었다. 기업 투자 역시 10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 2분기 가계지출은 2.4% 뒷걸음질 쳤다.

국가의 투자 활동도 미약하긴 마찬가지다. 금융위기 이후 유럽연합(EU)의 총고정자본형성(국내총생산 대비 총고정자산 비율)은 15%나 떨어졌다.

투자 촉진 차원에서 소득세·법인세·양도소득세 같은 각종 세금을 낮출 필요가 있다. 배당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을 낮춰 주식 투자로 돌리도록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독일경제연구소(DIW)가 최근 내놓았듯 EU 투자펀드 조성으로 민간 투자를 독려하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

포천은 유럽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확보하려면 투자자들의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모두가 유럽의 디플레를 기정사실화하는 상황에서 대(對)유럽 투자는 어렵다.

포천은 유럽 각국이 장기 불황에 빠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투자자가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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