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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천연물 시대 온다

최종수정 2020.02.04 17:58 기사입력 2014.06.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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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강릉분원, 천연물 연구 메카로 발돋움

▲안정적 재배가 가능한 '식물 공장 시스템'.[사진제공=KIST 강릉분원]

▲안정적 재배가 가능한 '식물 공장 시스템'.[사진제공=KIST 강릉분원]


[강릉=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선물을 준다. 먹고 마시는 모든 것들이 자연에서부터 나온다. 최근 웰빙 시대에 건강을 챙기다 보니 천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위적으로 만든 물질이 아니라 자연에서 나오는 추출물을 그대로 쓰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전하고 몸에 좋다.

28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강릉분원(분원장 오상록)을 찾았다. KIST 강릉분원은 천연물연구소로도 부른다. 강릉은 천연 그대로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산이 있고 바다가 있고 들판이 있다. 자연이 주는 '3가지 즐거움(樂)'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곳이라 할 수 있다.
2008년 KIST 천연물연구소는 이고들빼기의 자연 추출물에 주목했다. 이고들빼기에서 나오는 '치코릭산' 추출물이 간을 보호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 추출물을 이용해 간 기능개선 건강기능식품을 만들 수 있었다. 이 기술은 곧바로 중소기업에 기술 이전됐고 조만간 이고들빼기를 이용한 건강기능식품이 탄생할 예정에 있다.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안정적으로 이고들빼기를 생산해 내는 농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기후변화와 변덕스러운 날씨는 이고들빼기를 수확하는 양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안정적 재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관련 기술을 이전받아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해야 하는 A사의 고민이 여기에 있었다.

기후변화로 올해 이고들빼기에서 추출되는 '치코릭산'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식·의약품 개발을 위해서는 안정적 원료수급이 우선이라고 판단한 기업체는 이에 대한 대안을 찾던 중 기후 영향이 거의 없이 이고들빼기를 재배할 수 있는 '식물공장 시스템'이 유일한 대안이라 생각했다.
KIST 강릉분원의 노주원 박사팀은 일반 채소를 생산하는 기존 식물공장에서 벗어나 고기능·고부가가치 식물을 재배하고 식물공장에서 생산된 식물을 활용해 최종 제품생산까지 연결해주는 '고부가가치형 식물공장 시스템 개발'사업을 지난 6월부터 추진하고 있다.

식물공장은 국가 식량 안보, 급변하는 기후변화, 해외생물자원 수입원가 상승과 활용 제한 등으로 미래농업으로 각광받고 있으나 가격경쟁력이 낮아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운영하고 있는 식물공장 역시 주로 상추 등 광 요구도가 낮은 엽채류 중심의 채소재배로 제한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KIST 강릉분원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식물 생육특성 자동 분석 시스템 개발 연구를 추진해 영상, 센서, 자동화 로봇 연구기반의 작물 생육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로봇 팔에 달린 카메라가 이동해 3D 이미지를 촬영해 식물의 생육 상태를 분석하는 이 시스템은 식물공장에 장착돼 작물 재배 및 관리의 편이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오상록 분원장은 "고부가가치형 식물공장 개발 과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미래 농업에 대한 하나의 대안"이라며 "식·의약 산업분야의 규격화된 기능성 식물 산업화 원료 제공 연계와 식물공장 플랜트 설비 수출이 가능한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창조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자체, 중소기업 동반성장이라는 국가 정책에 부합하는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식물 공장뿐만 아니라 KIST 강릉분원은 '초고속 천연물 탐색 시스템(iHTac)'을 운영하고 있다. 5000개 이상의 천연물 시료를 하루 만에 처리하는 초고속 천연물 탐색 시스템이다. 빠른 시간에 많은 천연물의 효능을 분석하는 작업은 중요하다. 천연물에 대한 연구는 합성물에 비해 체계적 연구가 아직 부족한 실정에서 이 같은 시스템은 큰 도움이 된다.

KIST 강릉분원 함정엽 박사팀은 천연물의 효능 성분을 탐색할 수 있는 기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초고속 천연물 탐색(integrated High Throughput Affinity Contents Screening System, iHTac) 시스템을 지난해 4월 구축해 운영 중이다. 로봇 팔을 통해 대량의 시료를 자동으로 이송하는 iHTac 시스템은 하루 5000여개 규모의 시료를 처리할 수 있다.

이번에 구축된 탐색 시스템은 ▲천연물에서 추출한 대상 물질을 성분별로 분리하는 분획 작업 ▲대상 세포를 배양, 고정, 용해, 염색하는 등의 전처리 과정을 거쳐 세포에 대한 천연물 시료의 효능을 측정할 수 있는 초고속 활성분석(high throughput screening) 시스템 ▲초고속 이미지 분석(high contents screening) 시스템 ▲백질에 대한 천연물의 유효 활성성분을 분석할 수 있는 초고속 흡착 질량분석(high affinity HR-MS) 시스템을 통합한 플랫폼(iHTac)이다.

오 분원장은 "KIST 강릉분원에서 천연물에 대한 기초연구를 진행해 관련 기술을 개발한 뒤 중소기업과 제약업체들에 기술이전 하게 되면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신약이 탄생한다"며 "앞으로 다가오는 시대는 천연물의 시대가 될 것이고 이에 따른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KIST 강릉분원은 앞으로 천연물에 대한 깊은 연구를 하는 '천연물연구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초고속 천연물 탐색 시스템(iHTac)'.[사진제공=KIST 강릉분원]

▲초고속 천연물 탐색 시스템(iHTac)'.[사진제공=KIST 강릉분원]



강릉=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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