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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의 숨은 주역 중국 텐센트, 독이냐 약이냐?

최종수정 2014.05.27 17:34 기사입력 2014.05.2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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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카카오 합병에 뜻밖에 대박낸 복병기업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카카오 과 카카오가 '새로운 역사를 쓰는 길'이라고 자평하는 다음카카오 출범의 숨은 주역으로 중국 텐센트가 떠올랐다. 카카오의 주요 주주인 텐센트는 다음카카오의 2대 주주로 급부상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다음카카오의 미래 전략 수립에 키맨이 되는 것이다. 일각에서 이번 합병을 '다카텐(다음카카오 텐센트)'이라고 평가하는 것도 그래서다.

시가총액 126조원의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중국 인터넷·모바일 업계 '공룡' 텐센트는 카카오의 2대 주주이자 이사회 멤버다. 텐센트의 게임사업부문인 텐센트게임스의 피아오얀리 텐센트게임스 부사장은 카카오 사외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텐센트는 2012년 4월 720억원을 투자해 카카오 지분 13%(우선주 360만주)를 취득했다. 카카오가 같은 해 7월 게임 사업 진출을 앞두고 자금 사정이 어려워 시가총액 126조원에 달하는 텐센트에 손을 내민 것이다.

당시 텐센트는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고 결과적으로 이번에 대박을 터트렸다. 다음이 카카오 주주들을 대상으로 주당 11만3429원의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한 것을 감안하면 텐센트의 지분 가치는 4083억원에 이른다. 최초 투자액의 6배 가까운 금액이다.


텐센트는 다음카카오 통합법인에서 9.9%의 지분을 확보해 김범수 의장(39.8%)에 이어 2대 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이재웅 다음 대표(3.4%)보다도 지분이 높다. 다음은 피아오얀리 텐센트게임스 부사장을 오는 8월 주주총회를 거쳐 사외이사로 선임하겠다고 밝혀 통합 법인에서도 텐센트의 영향력은 지속될 전망이다.
텐센트의 입김은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텐센트가 이사회 승인절차를 거칠 때 합병에 찬성해줬고, 주주와 이사회 멤버로서 적극 지원해주기로 했다"고 언급한 대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텐센트가 다음카카오의 출범과 향후 일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텐센트의 역할이 다음카카오의 미래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는 미지수다. 자본 유입이나 글로벌 협업이 생태계 환경에 긍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거대 내수 시장을 가진 중국 진출을 노리는 다음카카오가 인지도를 높이는데 긍정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거대 중국 자본이 국내 인터넷 모바일 산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텐센트는 카카오 외에도 CJ 게임즈에 5330억원, 벤처캐피털 캡스톤파트너스를 통해 6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거대 자본이 흘러들어와 주주로서 입김을 내면 우리 기업의 고유 브랜드나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 성사가 서둘러 이뤄진 정황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다음은 26일 오전 합병 관련 보도자료에서 '다음 직원이 1600명'이라고 밝혔다가 뒤늦게 '2600명'으로 수정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합병사실을 발표하는 기자간담회서도 통합법인의 향후 계획과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 최세훈 대표는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이석우 대표도 "차차 고민해보겠다"고만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과 카카오는 이번 합병을 '새로운 역사를 쓰는 길'이라고 밝혔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서둘러 진행된 정황들이 엿보인다"며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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