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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핵융합…미래 에너지 된다

최종수정 2014.05.16 10:32 기사입력 2014.05.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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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카다라쉬에 18조 규모 핵융합실험로 건설중

▲원형의 '인공태양'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프랑스 카다라쉬에서 한창 진행중이다.[사진제공=공동취재단]

▲원형의 '인공태양'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프랑스 카다라쉬에서 한창 진행중이다.[사진제공=공동취재단]


[카다라쉬(프랑스)=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지구에 생명체가 다양하게 분포돼 있는 것은 태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태양이 내뿜는 에너지가 이들에게 영양분으로 작용한다. 태양은 인류의 청정 에너지원으로 손색이 없다. 골고루 에너지를 나눠주기 때문에 생명체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에너지원이다. 인류는 그동안 석탄, 석유, 수력, 원자력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개발해 왔다. 무분별한 에너지 개발로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이산화탄소 증가는 물론이고 후쿠시마 원전처럼 원자력의 경우 사고가 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 에너지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위험이 없고 깨끗한 에너지가 절실한 시점이다.

지구촌은 지금 이런 위험하고 환경 파괴적 에너지원에서 깨끗한 에너지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바로 그것이다. ITER은 2006년 중국, 유럽, 인도, 일본, 한국, 러시아, 미국 등이 서명한 이후 2007년 사무처가 조직됐다. 2010년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 ITER 건설이 시작됐다. 2055년 상업적 핵융합 전력을 공급하겠다는 일정을 내놓았다. ITER 건설에 들어가는 총 비용은 약 130억 유로(약 18조3000억)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태양 핵융합 인공 재현 프로젝트=태양과 같은 별의 중심은 1억도가 넘는 초고온 플라즈마 상태이다. 이때 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들이 융합해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데 이 때 핵융합반응이 나타나고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생성된다. ITER는 이 과정을 인공적으로 만들겠다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 시작해 2007년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ATR)를 만들었다. 3090억원이 투입됐고 이를 통해 핵융합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SATR는 앞으로 건립될 예정인 ITER의 25분의1 크기이다.

원자력 연구에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Cadarache)는 천혜의 환경을 갖고 있다. 넓은 평지로 이뤄져 있고 지진 등 자연재해의 위험도 거의 없다. 1959년부터 프랑스 원자력 연구의 중심지로 정착했다. 이런 환경이 앞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를 만드는데 디딤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카다라쉬 연구센터의 앙드레 그로스만(Andre Grosman) 부소장은 "카다라쉬 연구센터는 418개 동의 건물과 약 5000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2일(현지시간) 카다라쉬에 위치한 프랑스 원자력청(CEA) 연구센터. 각국에서 모여든 과학담당 기자들에게 마침내 출입이 허용됐다. 들어가기에 앞서 꼼꼼한 보안 절차부터 거쳤다. 일일이 여권을 확인하고 버스 짐칸까지 수색은 철저했다. 원자력청 카다라쉬 연구센터 정문을 통과한 버스는 약 5분을 달려 핵융합 장치(토카막, Tokamak)가 있는 CEA 자기핵융합연구소(IRFM)에 도착했다. 프랑스 CEA는 이곳 연구센터를 운영하면서 1980년부터 핵융합 토카막 장치인 토레수프라((Tore Supra)를 만들었다. 1988년 첫 플라즈마 생산에 성공했고 25년 동안 실험 후 지금은 플라즈마 연구 수명이 다 돼 새로운 연구용으로 쓰고 있다.
그로스만 부소장은 "알프스 산맥 남쪽 끝자락에 자리 잡은 카다라쉬 연구센터는 재료에서부터 첨단기술까지 원자력에 대한 모든 것을 연구하는 곳"이라며 "카다라쉬를 원자력연구중심지역으로 탈바꿈시켰다"고 강조했다. 이중 IRFM에는 200명이 근무한다. 플라즈마를 생산한 토레수프라는 지난해까지 25년 동안 핵융합과 관련된 실험과 연구를 진행했다. 토레수프라가 기존 연구목적을 다하면서 프랑스 정부는 올해부터 최대 연구관심사인 ITER 디버터 선행연구를 위한 '웨스트(WEST)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국 기술 참여로 활기=안전모를 착용한 기자들은 토레수프라로 향했다. 복잡하고 거대한 토카막이 마침내 눈앞에 나타났다. 둥글게 만들어진 토레수프라는 프랑스의 대표적 핵융합 연구 장치이다. TF 자석이 초전도 자석으로 된 토카막이다. 1980년 당시에 어느 나라도 따라올 수 없는 최첨단 초전도 자석 제작 기술이 사용됐다. 토카막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TF(Toroidal Field) 자석, PF(Poloidal Field) 자석 그리고 CS(Central Solenoid) 자석 등이 있다.

그로스만 부소장은 "토레수프라는 1000초의 장시간 플라즈마 운전을 달성했다"며 "플라즈마를 생산하는데 있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토레수프라를 통해 이런 장기 운전 가능성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토레수프라 초전도 자석은 무엇보다 장치 가동 후 지금까지 큰 고장이 없었다. 안전이 가장 중요한 만큼 이를 충분히 확인한 셈이다. 한편 초전도 자석 기술은 MRI 자석을 만드는데 활용됐다. 핵융합 관련 연구기술이 다른 산업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이다.

그로스만 부소장은 "ITER가 프랑스 카다라쉬 지역에 만들어지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CEA 연구센터가 있기 때문"이라며 "프랑스는 토레수프라를 개발할 당시부터 미래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염두에 두고 부지를 확보하는 등 기본 인프라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오사무 모토지마(Osamu Motojima) ITER 사무총장은 한국의 역할에 많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KSTAR와 한국 기술진은 물론 조달 품목이 제때 한국으로부터 공급되고 있어 ITER 건설에 큰 도움이 된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현재 ITER에는 한국 기술진 3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각국에서 모여든 과학담당 기자들은 거대한 토카막 앞에서 조만간 찾아올 새로운 에너지원인 '핵융합'에 대한 호기심을 높였다. 카다라쉬의 뜨거운 태양아래에서 미래의 '인공태양(핵융합)'이 ITER을 통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카다라쉬(프랑스)=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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