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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도발 수단예상 방법은-③긴장과 평화의 공존지역 DM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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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무장지대에서 근무중인 장병들<사진제공=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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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앞두고 최고 수준으로 경계태세가 강화된 지난 2010년 10월 29일. 날이 저물기 전인 오후 5시 26분경 강원 철원군 근남면 마현리의 비무장지대(DMZ) 안 최전방초소(GP)에서 총성 2발이 잇따라 울렸다.

1.3km 떨어진 북한군 GP에서 14.5mm 기관총으로 발사한 것이다. 당시 한국군은 교전규칙에 따라 즉각 K-6 12.7mm 기관총 3발로 대응 사격을 했다. 군 당국은 총격이 일어난 지역의 GP와 DMZ 남방한계선에 있는 병력 전원을 경계태세에 투입했다. 또 전투기를 비롯해 육해공군 전력을 비상 대기시켰다.
GP는 남방한계선과 MDL 사이의 보통 2㎞ 정도의 비무장지대 지역을 가리키는 GOP와 대비된다. 휴전선 부근에서 북한 초소들의 동태를 24시간 감시하고 있어 최전방 관측소로도 불린다. 30명 내외의 1개 소대병력이 2∼3개월씩 교대하며 경계근무를 선다. GP는 우리 군이 60여 개, 북한군은 20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GOP나 GP에서의 남북간 군사적 충돌도 잦다. 2012년 국방백서에 따르면 1953년 정전협정 성립 이후 2012년까지 북한의 도발은 약 3000건이었다. 이 중 대부분의 국지도발은 DMZ 내의 도발이다.

북한 도발은 1960년대에 1300여 건으로 가장 많았다. 68년에는 DMZ 중대 사건이 발생 날 기준으로 186일이나 되고 이로 인한 사망자도 500명이 넘는다. ‘울진·삼척 무장 공비 침투 사건’ 때문이다. 1976년 8월18일에는 판문점에서 발생한 도끼만행 사건. 북한군에 쫓긴 이 미군 장교는 결국 도끼에 맞아 현장에서 피살됐다. 이후 DMZ 도발은 각각 60건, 170건, 280건으로 늘어났다.
남북관계가 냉랭할수록 GP의 군사적 긴장감은 더 높아진다. 최근에는 북한군이 우리 군 최전방 진지를 점령하는 연습을 노골적으로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은 우리 군의 GP, GOP(일반전초)와 유사한 모형 진지를 구축한 뒤 포병부대가 이를 타격하고 이어 특수부대를 침투시켜 점령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방지역에 아이러니컬하게 평화의 움직임도 있다. 박근혜대통령은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비무장지대(DMZ)에 세계평화공원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노무현 정권당시에도 DMZ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문제가 거론된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구상이 공식석상에서 나오기는 처음이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10월 3일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DMZ 평화적 이용을 제안했으나 김 위원장은 "아직은 속도가 빠르다. 아직은 때가 아니지 않느냐"고 거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DMZ에 있는 남북 GP(소초)와 중화기를 철수해 평화지대로 만든 뒤 남북이 공동으로 활용하자는 구상을 제안하자 김 위원장이 그런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비무장지대에서 근무중인 장병들<사진제공=국방부>

비무장지대에서 근무중인 장병들<사진제공=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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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북한과 협의중인 DMZ내 유해발굴사업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북한지역과 DMZ 등에는 국군 전사자 유해 3∼4만여 구가 묻혀 있을 것으로 국방부는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DMZ를 평화적으로 이용하고 전사자 유해를 공동으로 발굴하려면 높은 단계의 군사신뢰 관계가 구축돼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등 평화체제로의 이행과정에서 남북이 의제로 다룰 수도 있다는 것이다.

DMZ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남북이 합의하에 DMZ내에 매설된 100만개 이상의 지뢰를 모두 제거해야한다. 안전하게 제거하려면 400년 걸린다는 게 통설이다. 특히 현무암 협곡지대가 많은 중서부전선은 지뢰 탐지가 더 어렵다. 현무암 성분 가운데 15%가 철 산화물인 탓에 탐지기로 정확히 지뢰를 찾아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중장비로 땅을 파헤쳐 지뢰를 터뜨려 없애야 하지만 환경 파괴가 뒤따르는 어려움이 있다. 특히 우리 군이 나서 이를 직접 제거한다하더라도 북측의 승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독일 역시 1990년 통일 이후 동·서독 사이 미확인 지뢰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당시 독일 사회는 환경파괴 대신 '인간지도'를 선택했다. 퇴역장병 가운데 지뢰 설치자를 일일이 수소문, 지도에 없는 지뢰 위치를 거의 완벽하게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MDL)을 기점으로 남북 각각 2㎞ 구역으로 설정된 DMZ의 입·출입 권한은 유엔군사령관에게 있다. DMZ를 평화적으로 이용하려면 유엔사 승인과 함께 북측의 호응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측은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 기능을 무력화시켜 별도의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있다.

비무장지대에서 근무중인 장병들<사진제공=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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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뿐만 아니라 남북한 군전력을 모두 철수해야 한는 문제가 필요하지만 북측으로서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DMZ는 동서길이 약 248km로, 면적만 약 907㎢에 달한다. 이곳에 DMZ에는 남측은 80∼90개, 북측 150∼160개의 최전방 경계초소(GP)가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 남북은 정전협정에 따라 개인화기만 반입할 수 있도록 했지만 중화기도 배치된 상황이다. MDL 근처에는 북한의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사거리 54∼60㎞에 이르는 장사정포가 밀집되어 있다. 우발적인 총격이 가해져도 즉각 응사하는 등 24시간 긴장체제로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관계자는 "DMZ, GP, GOP는 남북군사적 긴장감이 맴도는 지역이자 평화의 상징으로 바꿀 수 있는 희망이 있는 지역"이라면서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서 평화의 지역과 분쟁의 지역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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