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천·기초연금에 이어 광주시장 전략공천까지 논란
[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리더십이 또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뿐 아니라 절충안으로 통과된 기초연금법, 광주시장 전략공천 파문까지 겹치면서 당 안팎에서 안 대표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이후 안 대표의 리더십 문제가 처음 논란이 된 건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을 철회했을 당시다. 통합 신당의 명분이던 '기초선거 무공천'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그가 선택한 방법은 당원투표와 여론조사였다. 당내에서 찬반을 둘러싸고 갈등이 벌어지고 쉽사리 당론이 모아지지 않자 표결에 부친 것이다.
당 고위 관계자는 "표결에 부치는 것이 가장 민주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주요 사안마다 표결에 부쳐 당론을 정한다면 굳이 당대표가 있을 이유가 없지 않나"라며 "대표는 한 가지 방향성을 갖고 필요할 때 과감히 결단을 내려 당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지만 지금 공동대표 체제에서는 그 부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논란→고민→표결→결정'의 과정은 기초연금법 통과 과정에서도 똑같이 벌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달 28일 의원총회를 열고 여야원내대표가 합의한 기초연금법 절충안 처리를 논의했지만 국민연금 연계는 불가하다는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 의사에 부딪쳐 무산됐다. 이에 안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소속 의원 전원의 의견을 일일이 수렴하고,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기초연금법은 두 달여 동안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안 대표가 당원들에 대한 설득에 실패하고 결국 여론조사를 벌여 이를 근거로 당론을 모으려했다는 점에서 안 대표 리더십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사안에 따라 독단적이라는 비판을 받더라도 과감하게 밀어 붙일 땐 밀어 붙이는 강단이 있어야 하는데 도대체 안 대표의 의중을 잘 모르겠다"며 "(안 대표가) 이런 방식의 리더십을 계속 보여주고 지방선거까지 참패한다면 선거 이후 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초연금법으로 또 한 차례 진통을 겪은 안 대표는 같은 시점 전혀 다른 리더십으로 다시 한 번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됐던 광주시장 선거에 윤장현 전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을 전략공천을 하기로 한 것이다. 당초 이용섭 의원, 강운태 현 광주시장과 윤 후보 3자간의 경선이 예상됐지만, 안철수 측 인물인 윤 후보를 단독 후보로 전략공천 하기로 지도부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전략공천은 결국 '안철수 사람 심기'가 아니냐는 논란이 거센 가운데 이 같은 결정을 기초연금법을 한참 논의하던 중에 갑자기 기습발표 한 것을 두고도 '물타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당운이 걸린 무공천이나 기초연금법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갈팡질팡하고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지만, 구 민주당과의 지분싸움에는 단호하게 결단을 내려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한 중진 의원은 "어떻게든 6·4지방선거까지는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 체제가 유지되겠지만 2016년 총선까지 두 대표체제가 무사히 갈 수 있을 지는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달려있다"면서 "지방선거에서 뭔가 새롭거나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당내 불만의 칼끝이 정부나 여당이 아니라 안 대표를 향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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