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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실종자 가족들 진도대교 앞 '눈물의 연좌 농성'

최종수정 2014.04.20 10:17 기사입력 2014.04.2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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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의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대교 길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대교 길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진도(전남)=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세월호 사고가 발생한지 5일째인 20일 오전 전남 전남 진도 대야길. 세월호 침몰 사고 가족들이 도로에 앉아 있는 가운데 경찰이 이들을 막아섰다. 새벽 2시께부터 지금까지 진도체육관에서 약 11km 가량을 걸어온 가족들이 향하는 곳은 청와대다. 늘어만 가는 사망자 수와 더딘 구조 작업 속에 실종자 가족들은 '내 자식들을 빨리 찾아 달라'며 약 400km 가량 떨어진, 최고 책임자가 있는 그곳으로 이동하려 하고 있다.

"딸 애 보겠다는 일념으로 왔어요. 빨리 애들을 꺼내달라. 그것밖에 없어요"

쉰 목소리로 "길 좀 터줘요"라며 경찰을 붙잡던 실종학생 어머니는 여기까지 어떻게 오게됐냐는 물음에 울음 섞인 목소리로 이 같이 답했다. 언니인 고 2 딸을 아직 못찾았다는 그는 고 1딸의 운동화를 신고 여기까지 걸어왔다. 언니를 못찾은 동생은 슬리퍼를 신고 먼거리를 걷던 엄마에게 자신의 운동화를 건냈다. 엄마는 "시체가 떠나갈 수도 있고 물건 때문에 다칠 수도 있잖아요"라고 말했다.

오전 7시43분께 경찰이 도로 통행과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학부모 몇을 도로에서 끌어내려 하자 한바탕 다툼이 벌어졌다. '2-1반 조00 학생 부모'라는 명찰을 목에 건 어머니는 "어떻게 그렇게 만들어놔. 자식 죽으면 살아 있어도 사는 게 아냐.엄마들도 여기서 죽어 줄께"라며 오열했다. 여경이 '위험해서 그런다'고 하자 부모들은 "위험하다고? 배는 안 위험해"라며 반발했다.

대치 중 장례식 차가 지나가자 한 실종자 어머니가 막아섰고 경찰이 이를 제지했다. 그는 "우리도 상중이야. 여기 있는 사람들 애들이 영안실에 있는 사람들이야. 내 애새끼 장례 치르러 가는 길이야"라고 말했다. 대치 도중 채증활동을 하고 있는 경찰도 있었다. 집회 시위로 간주하고 찍는 거냐고 묻자 "그건 아닌데 출동을 일단 했기 때문에 채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후 "우리 애를, 살려 내라"라고 구호를 외치며 50여명이 넘는 학부모들이 추가로 왔다. 슬리퍼를 신고 걸어 온 실종자 아버지는 "이게 힘들겠나? 애들이 물고기 밥이 되게 생겼다. 시신을 수습하지 못하면 어떻게 살아가나"라고 말했다. 며칠 째 깎지 않아 수염이 거뭇거뭇하게 난 그는 "시신 얼굴이라도 한 번 만져보고 싶은 데 그게 안되니까"라며 쉰 목소리로 울음을 터뜨렸다.

오전 07시 53분. 범정부대책사고본부가 시신 10구를 격실 내에서 발견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잠수인력을 투입한 지 닷새만이었다. 가족들 가운데 소식을 들은 이들은 시신을 보러 가겠다며 이동했다. 아직 소식을 모르는 듯한 이들은 갓길에 앉아 온전한 자식의 얼굴을 보고 싶다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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