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100년 장수기업 비밀은… "'유혹'을 참는 힘"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133년 씰리침대 한국법인 윤종효 대표 "한우물만 파는 기업이 장수한다"

윤종효 씰리코리아 대표

윤종효 씰리코리아 대표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세계적인 만년필 업체 몽블랑, 여행가방으로 유명한 샘소나이트, 신발 브랜드로 잘 알려진 뉴발란스, 세계 1위 침대회사 씰리.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모두 100년이 넘었다는 것이다. 또한 한 우물만 파고 있다. '잘 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업만 '잘 해내는 것'은 100년 기업의 비결이다. 바로 '장인 정신'인 것이다.
몽블랑부터 씰리까지 100년 기업과 인연을 맺은 특이한 이력의 경영자가 있다. 윤종효 씰리침대 대표다. 윤 대표는 "(외도를)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안 하는 자제력이 중요하다"고 100년 기업의 철학을 강조했다. 정부가 '100년 기업 육성'을 강조하지만 한 우물을 파는 기업가 정신이 없으면 모든 게 부질없다는 얘기다.

윤 대표는 나이키코리아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몽블랑(108년)ㆍ뉴발란스(108년)ㆍ샘소나이트(104년)ㆍ씰리(133년) 등 4곳의 글로벌 100년 기업 한국법인에서 근무했다. 샘소나이트와 씰리에서는 CEO를 맡았다. 100년 기업을 경험한 그가 들려주는 '100년 기업의 비밀'은 거창한 데 있지 않았다.

윤 대표는 "고객들이 새로운 제품을 원할 때마다 회사 내부에서도 '브랜드를 확장하자'는 요구가 나오게 마련"이라며 "하지만 결국 확장은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그가 근무한 몽블랑과 샘소나이트도 이같은 실패를 경험하고 한 분야에 집중한 케이스다. 'CEO들이 양복 안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만년필'로 유명한 몽블랑의 경우 양복ㆍ코트 등을 기획했다가 철수했고, 샘소나이트도 비즈니스 캐주얼 브랜드로 확장했다가 실패하고 가방에만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윤 대표는 "신사업에 대한 유혹을 이기고 잘할 수 있는 분야만 집중하는 '한우물 브랜드'가 오래 간다"며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안 하는 자제력이 있는 브랜드가 오래간다"고 말했다.
마케팅보다 제품에 목숨을 거는 것도 100년기업의 특징이다. 그는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보다 제품이 중요하다는 기본을 잊곤 한다"며 "제품 개발과 혁신은 마케팅의 서브 카테고리 중 하나지만, 100년 기업들은 이윤을 버려서라도 포기하지 않고 품질을 관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몽블랑과 샘소나이트, 뉴발란스, 씰리 모두 제품에 대한 기준과 원칙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 100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100년 기업은 기업 경쟁력의 척도로 여겨지는 기업공개(IPO)가 드물다. 샘소나이트도 지난 2011년에야 홍콩 증시에 상장됐고, 씰리 역시 2005년도에야 IPO를 신청했다. 윤 대표는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은 채로 가족경영을 하다 최근에 IPO를 진행하는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비상장기업은 불투명하다고 여겨지지만, 윤 대표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비상장기업도 국제 기준에 맞춰 나름의 투명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외려 더 도덕적일 수가 있다"며 "IPO 기업 중에서도 CEO 급여를 몇백만 달러나 지급하는 곳이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유독 100년 기업 중 오너기업ㆍ가족기업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자신이 전문경영인임에도 불구하고 윤 대표는 "오너의 도덕성이 보장이 될 경우 오너경영이 전문경영인 체제보다 훨씬 낫다"며 "100년 된 기업이라도 의사결정이 빠르고 투자도 과감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람'에 대한 존중은 기본 덕목이다. 윤 대표는 "씰리의 경우 오래 일한 직원들이 여전히 남아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며 "딜러십의 경우도 이익에 따라 업체를 바꾸기보다는 오랫동안 같이 가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오랫동안 한 조직에 머물면서 헌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더욱 원활해진다는 것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