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계기로 남북 간 긴장완화 국면이 조성된 가운데 북한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4일까지 4번에 걸쳐 미사일 혹은 방사포를 총 17발 쐈다. 북한의 오락가락 행보에 청와대는 '뒤통수를 맞았다'고 여길 법 하지만, 반응을 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4일에도 "국방부에서 잘 대응하고 있다"는 것 외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합의하면서 금강산 관광재개 등 실익을 챙기지 못한 데 따른 내부반발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연결할 수 있다. 한반도의 안보 상황을 좌지우지 하는 '열쇠'는 여전히 북한이 갖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또 9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앞둔 포석일 가능성도 높다. 2011년 김정은 집권 후 열리는 첫 대의원 선거로, 새 체제의 공식 출범을 군사력 과시로 치장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더욱이 북한이 관례상 허용되고 있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나름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굳이 북한을 자극해 이로울 게 없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정부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사항을 위반한 것은 맞다고 보면서도,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이 사안을 보고하는 선에 그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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