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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 비타민’ 김연아 때문에 국민은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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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대립 잊고 자연스러운 국민 통합…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웃음 안겨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김연아가 얼음 위에서 마지막 포즈를 취했다. 이제 그는 떠날 시간이다. 국민은 아쉬워한다. 선수로서 볼 기회는 없어졌다. 국민의 아쉬움,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가 사라졌기 때문일까. 다음 동계올림픽은 한국의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데 안방에서 김연아를 볼 수 없다니 아쉽기도 할 것이다. 과연 그게 전부일까.
김연아는 2014년 동계올림픽에서 국민이 그토록 바라던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다. 러시아 선수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TV 화면에 몰입했던 국민들은 아쉬움의 탄성을 질렀다.

아니 울분이다. 묘한 울분이 남았다. 뭔가 금메달을 도둑맞은 기분이다. 과거 김동성 선수가 미국 안톤 오노 선수에게 금메달을 도둑맞았던(?)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심판 판정의 아쉬움만으로도 설명이 안 된다.

무엇이 국민을 아쉽게 한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김연아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해피엔딩의 장면을 꿈꿨는지도 모른다. 마지막을 금메달로 장식해 세계 역사에 기록될 위대한 선수가 돼 주길 바라는 마음 말이다.
결과는 아쉬움을 남겼다. 잘했지만 금메달 주인공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연아는 금메달에 연연하지 않았다. 아쉬워하는 국민을 오히려 위로했다. 은메달도 금메달만큼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것일까. 어쩌면 등수 자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얼음 위의 궤적들은 하나하나 국민의 미소로 이어졌고, 기억 속에 잔잔한 영상으로 남아 있다. 그렇게 떠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의 기억 속에 떠오르는 여운으로, 뒤이은 미소로 말이다.

김연아는 분명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미소를 안겼다. 희망을 안겼다. 국민은 김연아로 인해 행복을 느꼈다. 다양한 갈등으로 나라가 쪼개지는 현실에서 그는 우리를 하나로 만들었다. 김연아는 국민에게 ‘청량 비타민’이었다.

이 시대에 누가 김연아만큼 진보와 보수, 지역, 나이를 초월해 국민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가. 희망을 안겨줄 수 있는가. 국민이 왜 김연아로 인해 행복했는지, 그 이유에 주목하는 것은 어떨까.

희망이 사라지는 세상에서 그는 기분 좋은 ‘꿈’을 꾸게 만들었다. 함께 얼음 위의 흔적을 만들었고, 자신을 향해 환호성을 지르는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하는 꿈을 꾸게 했다. 김연아는 우리였고 우리는 또 다른 주인공이었다.

사람들은 마음 속 꿈을 계속 간직하고 싶어 한다. 이제 누가 김연아의 역할을 대신할까. 어려운 질문 같지만 해답은 간단할 수도 있다. 국민이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게, 상식이 복원되는 세상이라고 믿게 하는 존재라면 국민의 마음을 얻지 않겠는가.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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