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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디지텍시스템 최대주주, 언론플레이 '먹튀 대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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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2000억원 규모 日 파친코업체와의 계약 큰소리 치더니
1년 지나자 슬그머니 자취 감춰..투자자들 불안감 증폭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 코스닥 상장사 디지텍시스템 이 1년반 전 야심차게 밝혔던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일본 파친코 터치스크린 공급 건이 결국 무산됐다.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몇배 증대시키겠다고 공언했던 최대주주는 허깨비처럼 사라졌다. 회사를 믿고 기다린 투자자들에게 남은 것은 원금대비 3분의 1토막 난 원금과 검찰 수사로 더욱 불안해진 회사 상황 뿐이다.

2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디지텍시스템은 지난 27일 장종료 후 일본 파친코업체와 대규모 터치스크린 공급 건을 더 이상 협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파친코 기계에 터치를 적용하는데 있어 기존 업체들의 거부감이 높아 터치 적용에 대한 협의가 사실상 어렵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디지텍시스템은 지난 2012년 7월26일 한 언론을 통해 일본 최대 파친코업체 마루한에 그해 10월부터 연간 2000억원 규모 터치스크린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디지텍시스템 한해 매출의 150%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당시 디지텍시스템은 파친코 공급건을 밝히며 2012년 매출 2400억원, 영업이익 220억원을, 2013년엔 매출 4000억원, 영업이익 350억~450억원을 각각 달성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2011년 실적은 매출 1386억원, 영업이익 67억원이었다.

단번에 기업가치를 몇배 증대시키겠다고 공언한 배경엔 2012년 2월 회사를 인수한 새 최대주주 지와이테크가 있었다. 일본 파친코 공급건도 지와이테크의 주요주주가 거물급 재일교포와 친인척인 인연으로 성사됐다는 게 당시 디지텍시스템측 설명이었다.

하지만 회사의 신기원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됐던 새 최대주주(지와이테크)는 일반주주들에게 축복이 아닌 재앙이 됐다. 발표 당시 3개월이면 납품이 시작될 것이라던 연간 2000억원짜리 파친코 납품건은 1년 반이 지나도록 성사 소식이 없더니 결국 무산됐다. 이 사이 1만원을 오가던 주가는 계속 밀리며 급기야 28일 4000원선까지 무너졌다.
최대주주라던 지와이테크도 실상이 없었다. 인수 당시 회계팀장이 사채업자와 공모해 전 최대주주의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지와이테크를 최대주주로 허위기재를 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2년 가까이 흐른 지난해 11월18일에야 밝혀졌다. 디지텍시스템은 이 일로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2억256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고 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받았다.

가짜 최대주주 문제가 드러나면서 그간 회사를 이끌던 경영진도 차례로 물러났다. 지난해 12월20일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배진수 대표가 해임된데 이어 지난 9일에는 남은 정희군 대표조차 사임했다.

디지텍시스템은 2000년 설립 후 불과 7년만인 2007년 코스닥에 상장할 정도로 빠른 성장가도를 달린 IT 기업이다. 상장 이듬해인 2008년에는 주가가 3만원을 웃돌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제 2의 도약을 약속했던 새 최대주주가 가짜로 드러나면서 회사와 회사를 믿고 투자했던 주주들 모두 수렁으로 빠지게 됐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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