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김태환(25·성남FC)이 다시 한 번 홍명보호(號)의 굳은 문을 두드린다. 이번이 세 번째다. 국내파 위주로 13일부터 3주 동안 진행되는 축구 대표 팀의 새해 첫 소집훈련이 어쩌면 그의 마지막 시험대일지 모른다.
김태환은 2일 대한축구협회가 발표한 축구 대표 팀의 브라질-미국 전지훈련 명단(23명)에 이름을 올렸다. 포지션은 미드필더 자원.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두 번째 호출이다. 지난해 10월 브라질·말리와의 친선경기를 앞두고 대표 팀에 합류했으나 출전하지는 못했다.
사실 김태환이 넘어야 할 진정한 벽은 홍명보 감독이다. 홍 감독은 2012 런던올림픽 사령탑 시절 최종 엔트리에서 김태환을 제외했다. 올림픽 예선 8경기 가운데 7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지만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지동원(23·선덜랜드), 김보경(25·카디프 시티), 구자철(25·볼프스부르크) 등 유럽파와의 경쟁에서 밀렸다. 당시 정규리그에서 승승장구하던 친정팀 FC서울에서의 불안한 입지가 발목을 잡았다. 들쑥날쑥한 출장으로 소속팀에서의 활약여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홍 감독의 눈 밖에 났다.
이 일을 계기로 슬럼프에 빠졌던 김태환은 지난 시즌 성남으로 이적한 뒤 다시 일어섰다. 안익수 전 감독의 조련 아래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안 감독은 김태환에 대해 "자세가 프로답고 꾸준히 노력한다"고 칭찬하면서도 "판단력이 다소 부족하고 플레이가 단조롭다"며 분발을 요구했다. 김태환은 안 감독의 지도를 받으면서 상대 수비를 압도하는 빠른 드리블 돌파와 문전 크로스를 보완했다. K리그 클래식 34경기에 출장해 소속팀의 핵심 선수로 떠올랐고, 3골 4도움을 올리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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