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보레 올란도 타보니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아이와 함께 지내면서 차를 보는 안목이 조금 변했다. 혼자일 때는 잘 달리고 서는 차면 만족했는데 이제는 같이 타는 사람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얼마나 짐을 실을 수 있을지를 먼저 따진다. 그간 무심하게 지나쳤던 안전성도 중요 포인트가 됐다.
한국GM 쉐보레의 올란도를 타볼 기회가 생겼을 때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평소 시승차를 탈 때 가족과 같이 타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는 주말을 이용해 교외에 다녀왔다. 같이 타는 사람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궁금했다. 7월에 나온 2014년형 연식변경 모델이다.
주행감은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과 디젤세단을 섞은듯하다. 중형 SUV와 비교했을 때 차체 크기는 비슷하지만 바닥에 붙어 있어 회전이나 고속주행 시 안정감이 한결 낫다. 타고 내리기도 편하다. 빠르게 달릴 때 바람소리도 SUV에 비해 덜한 느낌이었으며 디젤 특유의 엔진소리도 예상보다는 양호했다.
고속도로에서 치고 나가는 느낌은 꽤 시원하다. 새로 적용했다는 6단 자동변속기 덕분인지 응답속도가 전 모델에 비해 한층 빨라진듯하다. 변속기와 함께 이번 연식변경 때 처음 적용된 속도에 따라 핸들의 강도가 달라진다는 차속감응형 스티어링휠은 신경 쓰지 않으면 체감하기 쉽지 않았다.
올란도는 기아자동차 카렌스와 함께 국산차 가운데 두종뿐인 다목적차량(MPV)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올란도의 판매실적은 1만2400여대로 카렌스에 비해 두배 정도 높은 수준. 기아차는 뒤늦게 가격을 낮추고 추격에 나서고 있다. SUV나 세단 수요를 뺏어오며 MPV 시장을 키울지, 아니면 경쟁차인 올란도의 수요를 가져올지는 좀더 지켜봐야할듯하다. 개인적으로, 후자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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