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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프로야구 감독은 걸어 다니는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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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삼성 감독[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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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억대 연봉 선수는 역대 최다인 121명이다. 한화의 김태균은 15억 원으로 연봉 킹이다. 1990년대만 해도 선수들의 몸값은 높지 않았다. 당시 일반 대기업의 초봉이 2000만 원대였는데 프로야구 신인은 1200만 원, 연습생은 800만 원이었다. 특별했지만 고액을 받는 직업과 다소 거리가 멀었다.

이 때문인지 당시 프로야구 선수의 사회적 위치는 그리 높지 않았다. 전문직으로 자주 등장하는 의사, 변호사에 비해 크게 낮았다. 높지 않은 연봉에 수명마저 길지 않다보니 맹활약을 펼쳐도 1등 신랑감 대열에 합류하기 어려웠다. 황금기를 맞은 지금의 프로야구는 다르다. 선수들의 연봉은 전반적으로 폭등했고 사회적 지위도 상종가를 달린다. 실력만 빼어나면 의사, 변호사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보장받기도 한다.
달라진 환경에 선수 대부분은 그라운드에서 오래 뛰고 싶어 한다. 은퇴와 동시에 누리던 혜택은 모두 사라진다. 코치의 연봉은 대개 5천만 원에서 출발한다. 인상 폭은 높지 않은 편. 사령탑이란 마지막 로망을 위해 꽤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한다. 물론 몇몇 지도자는 전문적인 코치로 끝까지 남길 희망한다.

지난 8일 차명석 LG 코치는 콩팥종양 제거를 위해 복강경 수술을 받았다. 한 지인은 “평소 선수들을 가르치며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은 것 같다”라고 했다. 코치가 몸으로 느끼는 어려움과 스트레스가 이 정도라면 감독은 어떨까.

공교롭게도 9개 구단 감독들은 모두 신경안정제를 복용한다. 한 야구인은 “거의 걸어 다니는 환자 수준”이라고 했다. 나이를 떠나 감독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선 자주 하소연이 들린다. 다수 야구인들이 지휘봉을 부러워하면서도 무섭게 여기는 주된 이유다.
김시진 롯데 감독[사진=정재훈 기자]

김시진 롯데 감독[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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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롯데를 지휘한 고 김명성 감독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야구계를 일찍 떠났다. 감독의 업무는 실제로 엄청나게 많다. 시즌은 시즌대로 비시즌은 비시즌대로 결정하고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특히 비시즌엔 선수 정리, 신인 선발, 외국인선수 결정, 군 미필 선수 선택, 부상선수 관리, 전지훈련 일정 등으로 마음 놓고 쉴 날이 하루도 없다.

올스타 브레이크로 잠시 휴식을 취한 프로야구는 23일부터 후반기 일정을 치른다. 여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에 팬들은 즐거울 것이다. 감독들에겐 정말 죽을 맛이다. 유지되지 않는 선발 로테이션과 주전선수의 부상, 부진, 실책 등으로 걱정과 불안은 점점 커진다.

한 감독은 경기를 마치면 약 3kg의 체중이 빠진다고 한다. 불규칙한 식사의 양은 자연스레 늘어나는데 불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음주, 흡연 등으로 건강은 더욱 악화된다. 매일매일 힘든 경기를 치를수록 초췌해져가는 지도자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감독들이 부디 무더운 여름을 긍정적 사고로 이겨내길 바란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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