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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하 백지수표 프로젝트는 현실성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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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음원 가격 직접 결정한 상징적 이벤트
현재의 음원 시장과 단순비교는 힘들어


"장기하 백지수표 프로젝트는 현실성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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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준 기자] "음원 시장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하나의 참고서가 됐으면 좋겠다."
가수 장기하 씨가 소속된 붕가붕가레코드의 김종일 실장이 '백지수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내린 최종 결론이자 희망사항이다. 백지수표 프로젝트는 장기하와 얼굴들의 신곡 '좋다 말았네'를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 프로젝트다. 해외에서는 지난 2007년 비슷한 방식으로 영국 록그룹 라디오헤드가 먼저 시도한 바 있다.

현대카드가 운영하는 음원 프리마켓 '뮤직'에서만 독점 발매했던 이번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지난 달 28일 장기하와 얼굴들의 신곡 '좋다 말았네'는 1곡당 평균 976원을 받았다. 누적금액 357만9464원을 총 3666건의 다운로드 수로 나눈 수치다.

음원사이트에서 MP3 한 곡당 평균 600원을 주고 내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376원 더 높은 가격이다. 소비자들이 곡을 구매하며 내놓은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20만원을 낸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공짜로 다운받은 사람도 41%에 달했다.
김 실장은 "우리가 만든 음악의 가격을 소비자에게 한 번 물어보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프로젝트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장기하 측과 공동으로 진행한 현대카드는 한발 더 나아가 국내 음원 시장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홍보팀 관계자는 "음원으로 파생되는 수익구조가 뮤지션들을 소외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전제한 후 "정액제 밖에 대안이 없는 것인지 고객과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음원 창작자와 사업자간 수익 배분은 6대4 정도로 창작자들은 실질적 수익 향상이 미미하다는 이유를 들어 정액제 폐지를 주장해 오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장모(29·여)씨는 "중간 유통과정을 뺀 1대1 직거래 같은 느낌이 든다"면서 "생소하긴 하지만 현재의 음원 가격과 시장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모(26·여)씨 역시 "음악을 능동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상징적이었던 이벤트였다"고 평가했다.

음원 서비스업계 관계자들은 프로젝트의 기본적인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과도한 의미 부여는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엠넷 홍보팀 관계자는 백지수표 프로젝트에 대해 "창작자의 권익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사업자가 보기에 시장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며 선을 그었다.

멜론 홍보팀 관계자 또한 프로젝트의 취지는 공감하면서도 "현재의 음원 시장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대카드의 경우 마케팅이나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음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는 반면 멜론과 같은 사업자들은 음원서비스가 주력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한계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신모(32·남)씨는 "현실에서 음원 가격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게 책정된 경우에는 불법 거래나 덤핑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서정민갑 씨는 "(백지수표 프로젝트가) 기본적으로 소비자의 선의에 기댄 이벤트"라고 지적하면서도 "나름의 목소리를 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한 음원 가격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토론"이라고 강조했다.



박병준 기자 g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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