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12월 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67명은 100만원씩의 현금 봉투를 받았다. 딱히 받을만한 이유가 없었던지라 의아하게 여길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명목이 남달랐다. 암투병으로 고생하는 직원을 격려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가족 중에 암투병을 하는 직원도 현금봉투를 받았다. 봉투 안에는 손수 쓴 위로 편지도 함께 있었다. 힘든 가운데서도 업무에 역량을 기울이느라 고생이 많다면서 역경을 이겨내고 행복한 가족, 행복한 일터를 만들어가자는 희망을 담았다.
봉투를 받은 A씨는 "나만 받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CEO가 직원들의 개인적인 일까지 마음을 쓰고 사비까지 털었다는 사실에 힘이 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지송 사장의 무한 애정이 사내를 넘어서는 순간이다.
여직원들의 복지문제에 관심을 갖고 출산장려금 상향과 여직원 전용 휴게실 마련 등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여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출산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돈이 많이 들어가는지 잘 알고 있다"며 "저출산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세상에서 '아이 낳는 것은 곧 애국'임을 알고 출산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한 직후 장려금을 인상했다. '피부관리 금일봉' 사건도 여직원들 사이에선 유명하다. 우연히 복도에서 마주친 여직원이 야근과 주말 근무로 얼굴에 뾰루지가 돋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여직원 몰래 개인돈으로 금일봉을 전달한 것이다. 겉봉투엔 발신인 이름조차 없이 단지 '피부관리'란 네 글자만 써놓았다.
LH 한 관계자는 "규정과 관계없이 이 사장이 평소 사비로 직원들의 복리 후생에 신경을 쓴다"면서 "이러한 CEO의 직원들에 대한 무한애정이 LH의 경영정상화의 초석이 됐다"고 말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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