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주간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은 중국의 경제개혁을 진두지휘할 리 부총리가 1990년대 개혁 주도자였던 주룽지(朱鎔基) 총리 못지않은 인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최근 보도했다. 주 전 총리는 '철혈재상'으로 불리며 개혁을 이끈 인물이다.
리 부총리는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과거 고성장정책을 고집하기란 어렵다고 생각한다. 1인당 국민소득(GNI)이 5000달러(약 542만7000원)를 넘은 중국은 이제 1만달러로 달려가고 있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 생각보다 쉽지 않으리라는 게 문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1960년대 101개였던 '중진국' 가운데 2008년까지 선진국 대열로 합류한 나라는 겨우 13개다. 리 부총리는 근본적인 경제개혁이 없으면 중국도 이런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본다.
리 부총리가 국무원 좌담회에서 수출의존형 성장을 바꾸고 도시와 지방 간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후 주석 재임기 중 중국에서는 1억명 이상의 인민이 농촌을 떠났다. 같은 기간 도농 간 소득격차는 3.3배까지 벌어졌다. 이대로라면 오는 2030년까지 3억명이 더 농촌을 등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리 부총리는 자기가 주장하는 부의 재분배, 국유기업 개혁에 앞서 기득권 세력과 맞서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시 총서기가 분배 위주의 노선을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따라서 리 부총리가 최고 권력자인 시 총서기와 대립하게 될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도 의문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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