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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독감’ 걸린 美 다국적 기업들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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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이 유럽 독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주택 시장과 소비자 심리가 회복되면서 자국내 판매는 증가하고 있지만, 빚더미에 오른 유럽 지역의 판매 급감으로 이번 어닝 시즌 초라한 성적표를 내놓고 있는 것. 최근 수년간 미국 기업들이 가장 신뢰한 성장 엔진 중국 경제가 둔화된 점도 미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이 보고한 3분기 실적에서 유럽 지역의 판매 부진이 가장 도드라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최대 가전업체 월풀의 경우 3분기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과 함께 올해 나머지 기간 판매가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유럽과 중동 지역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19.5%나 급감했다. 월풀은 유럽 지역 영업 손실이 3500만 달러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문제를 보고했다. 유아용 기저기 '하기스' 제조사인 킴벌리 클락은 이탈리아를 제외한 서유럽과 중유럽에서 기저기 판매를 중단할 수 있다고 지난 24일 보고했다. 유럽지역에서 기저기 사업이 본전치기에 불과했으며 향후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건설기계업계 거물인 캐터필러는 3분기 판매가 5% 늘어 수익이 49%나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유럽 지역 판매는 오히려 1%가 감소했다. 캐터필러는 경제 상태가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유럽은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무용품 제조사 3M도 같은 기간 판매가 일 년 전 보다 2.8% 늘었지만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선 1.4%, 유럽에선 6%의 판매가 줄었다고 보고했다. 컴퓨터 제조사 IBM도 전체 매출은 5% 감소했고, 유럽 지역 매출은 9%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WSJ은 다음 주 자동차 실적이 발표되면 이같은 우려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대부격인 포드와 GM은 각각 유럽지역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고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리서치회사 팩트셋의 애널리스트인 존 버터스는 “이같은 실적이 기업들이 유럽의 약세와 신흥 시장과 중국의 성장둔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의 평균 유럽지역 판매는 20~25%에 달한다. 유럽 경제는 호황기 때 축적된 부채와 이에 따른 정부의 부채 삭감 노력의 일환인 긴축 수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7개국) 경제는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나머지 기간에도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달러화의 강세도 미국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3개월간 미국의 달러는 유로 대비 7.4%나 올랐다. 미국 상품이 유럽에서 더 비싸게 팔리는 만큼, 판매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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