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이 보고한 3분기 실적에서 유럽 지역의 판매 부진이 가장 도드라졌다고 분석했다.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문제를 보고했다. 유아용 기저기 '하기스' 제조사인 킴벌리 클락은 이탈리아를 제외한 서유럽과 중유럽에서 기저기 판매를 중단할 수 있다고 지난 24일 보고했다. 유럽지역에서 기저기 사업이 본전치기에 불과했으며 향후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건설기계업계 거물인 캐터필러는 3분기 판매가 5% 늘어 수익이 49%나 급증했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유럽 지역 판매는 오히려 1%가 감소했다. 캐터필러는 경제 상태가 상당히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유럽은 어려움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WSJ은 다음 주 자동차 실적이 발표되면 이같은 우려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대부격인 포드와 GM은 각각 유럽지역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고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리서치회사 팩트셋의 애널리스트인 존 버터스는 “이같은 실적이 기업들이 유럽의 약세와 신흥 시장과 중국의 성장둔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업들의 평균 유럽지역 판매는 20~25%에 달한다. 유럽 경제는 호황기 때 축적된 부채와 이에 따른 정부의 부채 삭감 노력의 일환인 긴축 수단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7개국) 경제는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나머지 기간에도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달러화의 강세도 미국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3개월간 미국의 달러는 유로 대비 7.4%나 올랐다. 미국 상품이 유럽에서 더 비싸게 팔리는 만큼, 판매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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